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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에도 대구 달성군 소싸움 대회가 예산 삭감 없이 열리게 된다. 애초 대구시는 관련 예산을 편성하지 않고 내년도 예산안을 편성했지만 대구시의회 예산 심의 과정에서 ‘쪽지예산’으로 대회 예산이 확보됐기 때문이다. 다만 대구시의회와 달성군의회는 “내후년(2026년)에는 편성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지난 12일 대구시의회는 본회의를 열고 대구시 2025년 본예산을 확정했다. <뉴스민> 취재를 종합하면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심사 과정에서 대구시 농업정책과가 편성하지 않은 달성군 소싸움대회 예산이 되살아났다.
예결특위 논의 과정에서 달성군에 지역구를 둔 의원이 적극 편성을 주장한 것으로 확인되는데, 지역민원을 고려한 사실상 ‘쪽지예산’인 셈이다. 예산의 필요성이나 필요성에 대한 논의가 부족했다는 지적과 함께 민원이 고려된 예산이라는 점에서 논란의 여지가 있다.
대구시 농업정책과 관계자는 “예산이 의회에서 추가됐는데, 자세한 내용은 잘 모른다. 의회나 예산팀에 문의해보라”고 했고, 기획조정실 관계자는 “의회 예산 심사과정에서 계수조정때 생겼다. 신규비목 설치는 단체장이 동의를 해주면 예산 증액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으로 참여한 손한국 대구시의원(국민의힘, 달성군 다사읍·하빈면) 은 “계속 지원을 하다가 갑자기 안 되면 축산 농가에서 대비가 어렵다”며 “동물학대 이야기가 나오기 때문에 다음부터는 예산 지원이 어려우니까,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시간을 주는 것이다. 농가에도 이야기를 해달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달성군 소싸움대회는 대구시 지원금 2,850만 원을 더해 총 1억 7,000만 원으로 매년 개최하고 있다. 예산은 경기장 설치와 시상금 등으로 쓰이고, 달성군 주최·달성소힘겨루기협회 주관으로 열리고 있다.
달성군의회도 미편성 방침 밝혀
내후년에는 달성군 소싸움대회 사라질까
대회 예산의 대부분을 충당하는 달성군은 18일 달성군의회 본회의를 통해 내년도 예산을 확정할 예정이다. 소싸움대회 관련 상임위인 경제건설위원회는 내년까지만 소싸움대회를 지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곽동환 경제건설위원장(국민의힘, 유가·현풍읍·구지면)은 “이번에는 예산안이 올라왔으니 주고, 그 다음에는 안 주는 걸로 이야기가 됐다. 회의록에도 공식적으로 그렇게 기록을 남겼다”며 “안 하는 곳(지자체)들이 있으니 우리도 그런 것에 맞춰서 따라가야 되지 않겠나 싶다”고 말했다.
지난 10일 녹색당 대구시당 및 지역단체와 소싸움 폐지 전국행동은 달성군의회와 대구시의회 앞에서 1인 시위를 진행하며 소싸움대회 예산 삭감을 촉구했다. 박소영 녹색당 대구시당 공동운영위원장은 “2025년도 소싸움경기 지원예산을 편성한 대구시의회에 유감을 표한다. 차후년에 미편성을 기약하지만 원안에 편성되어 있지않은 지원예산을 살려내어 지원하는 의회의 말을 믿기가 어렵다”며 “소싸움대회를 내년에도 지속하기로 한 달성군의 결정도 시대착오적”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달성군의 싸움소 농가도 소수인 상황이다. 더 많은 축산농가나 지역주민을 위해 유용하게 예산이 쓰이는 것이 옳다. 특히 소싸움은 동물학대 현장에 지원되기 때문에 더 문제가 되는 예산”이라며 “소싸움 경기 지원을 주장하는 의원은 공적인 범위에서의 예산 사용에 대해 고민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장은미 기자
jem@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