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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12.3 윤석열 내란 사태’로 대한민국은 다시 한 번 민주주의의 위기를 경험하고 있다. 무도한 자에게 권력을 내어주었을 때 국가시스템이 한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처절한 경험을 하며, 대한민국은 다시 거리에서 민주주의를 이야기하고 있다. 21세기의 민주주의는 형형색색, 각양각색의 응원봉처럼 다양한 모습을 하고 있다. <뉴스민>은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거리에서 응원봉을 든 그들, ‘민주주의자’들을 만나고, 기록한다.
대구대학교 문예창작과에 재학 중인 임지영(22) 씨에게 ‘윤석열 퇴진’은 계엄에 의한 공포뿐 아니라 ‘먹고사는’ 문제다. 11일 저녁 대구 중구 CGV대구한일극장 앞에서 열린 윤석열퇴진 대구시민시국대회에 참석한 임 씨는 “윤석열 정부에서 문화산업 예산을 많이 삭감했다. 미래가 보이지 않아서 집회에 나왔다”고 했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어느 쪽도 지지하지 않는다는 임 씨는 각 정당을 ‘빨간당’, ‘파란당’으로 지칭했다. 그는 “‘파란당’일 때는 이렇지는 않았는데, ‘빨간당’이 되고 문화 예산 삭감이 컸고, 영화 산업도 많이 죽었다”며 “나라가 망하고 있구나 싶었다. 지금 취업을 앞둔 4학년이라 업계가 직면한 문제가 더 심각하게 체감 된다”고 한숨을 쉬었다.
최근 한강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받은 것을 두고, 임 씨는 “계엄 사태가 아니었다면 한강 작가님의 수상에 이목도 쏠리고 축하 분위기도 더 형성됐을 것 같은데 아쉽다. 대통령이 축제 분위기를 망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강 작가님 책도 5.18민주항쟁을 다룬 이야기였지 않나. 그러면 인식도 바뀌는 것이 있을 줄 알았는데 오히려 계엄이 터졌다”며 “(윤석열 대통령의) 평소 행실도 그렇고, 이번 계엄 사태로 (대통령이) 생각이 없다고 느낀다”고 비판했다.
최근 밤낮이 뒤바뀐 생활을 한다는 임 씨는 “계엄령이 발표됐을 때 처음에는 가짜뉴스라고 생각했다. 혼란스러웠고, 무서웠다”며 “세상이 끝나는 것이 아닌가 싶었고, 애인도 대학생인데 밤늦게까지 공부를 하고 있다 보니 다치거나 일이 생기는 것은 아닐까 걱정이 많이 됐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임 씨의 불안감은 완전히 사그라들지 않았다. 그는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저도 계속해서 뉴스나 SNS를 살피고 있다”며 “집회에 나와 이렇게 사람들과 함께 마음을 모으는 것 역시 마찬가지다. 저뿐 아니라 이 자리에 나온 많은 사람들이 같은 마음인 것 같다”고 주위를 둘러봤다.
도서출판 쪽으로 진로를 고민하고 있는 임 씨는 “대통령이 탄핵이 되어야 한다”며 “그래야 문화 쪽도 다시 살아날 수 있고, 국가 주식이나 경제 문제도 현재의 불확실성을 줄여 회복될 수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장은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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