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헌적 비상계엄 두고 “충정 이해, 해프닝”이라던 홍준표 “배신자 안 돼”

    더불어민주당 등 야 6당 윤석열 탄핵소추안 제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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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헌적이고 불법적인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을 두고 “충정은 이해하나 경솔한 한밤중 해프닝”이라고 평한 홍준표 대구시장이 윤 대통령 탄핵 추진을 두고도 “박근혜 때 처럼 적진에 투항하는 배신자가 나와선 안 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의 실정을 옹호하며 ‘친윤’으로 불리던 홍 시장이 위헌적인 비상계엄에도 반성이나 사과는 없고, 되려 ‘배신’을 운운하며 탄핵에 찬성할 여권을 비난하는 모양새다.

    4일 오후 2시 40분께,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개혁신당, 진보당, 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 등 6개 야당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공동 제출했다. 야권은 5일 0시 1분에 국회 본회의를 열어 탄핵안을 보고하고, 탄핵안 의결을 추진할 계획이다. 탄핵안이 국회에 보고되면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 처리를 해야 한다.

    더불어민주당은 5일 자정을 기해 본회의에 보고한 후 6일 자정에는 의결까지 마무리한다는 계획으로 전해진다. 탄핵안은 재적의원 ⅔ 이상의 찬성이 필요해서 200명이 동의해야 한다. 야권 6당 192명 이외에도 국민의힘에서도 최소 8명이 찬성해야 탄핵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야 6당은 간밤에 이뤄진 대통령의 위헌적이고 불법적인 비상계엄을 단일 사유로 해서 탄핵소추안을 마련했다. 탄핵안을 보면 “윤석열 대통령은 헌법 77조 및 계엄법에서 정하는 비상계엄의 요건과 절차를 모두 위배한 위헌·위법적인 비상계엄을 선포했다”고 짚었다.

    이어 “이는 국헌문란의 목적으로 폭동을 일으킨 내란행위이며 군형법상 반란죄에 해당한다. 헌법을 준수하고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을 수호해야 할 대통령이 국헌문란 목적으로 군병력을 동원하여 폭동을 일으키고 반란행위를 저지른 행위는 주권자인 국민을 배반한 반헌법적인 폭거”라며 “대한민국 헌법질서의 본질적 요소인 민주공화국의 원리를 위협하는 행위임과 동시에 국회 권능 및 법원의 지위를 무력화하고 권력분립의 원칙을 심대하게 위협하는 행위로 탄핵에 의한 파면결정을 정당화하는 사유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비상계엄을 근거로 탄핵안을 마련했고,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에 국민의힘 소속 의원 18명이 동참하기도 했지만, 이들이 탄핵에도 동참할지는 현재까지 미지수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탄핵과 관련해선 명확한 입장을 밝히곤 있지 않다. 다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언론과 인터뷰에서 “한동훈 대표와 소통해 탄핵안 의결 정족수를 확보한 뒤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발의하겠다”고 말했다.

    국회의 시계가 빠르게 탄핵으로 향하고 있지만 홍준표 시장은 마지막까지 이를 용인하지 못하는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홍 시장은 오후 2시 53분께 SNS를 통해 “두 번 다시 박근혜 정권처럼 헌정이 중단되는 탄핵 사태가 재발 되어선 안 된다”며 “국민의힘은 당력을 분산 시키지 말고 일치단결 하여 탄핵은 막고 야당과 협상해 거국내각 구성과 대통령 임기를 단축하는 중임제 개헌안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 시장은 “더 이상 박근혜 때처럼 적진에 투항하는 배신자가 나와서도 안 된다”며 “그 길만이 또다시 헌정중단의 불행을 막는 길이다. 윤석열 정권의 힘만으로 사태를 수습하기 어려운 지경까지 온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비상계엄이 선포된 후 홍 시장은 4일 오전 8시 2분 무렵에서야 처음 “충정은 이해하나 경솔한 한밤중의 해프닝”이라는 의견을 밝혔고, 9시 54분 무렵에는 “박근혜 탄핵때 유승민 역할을 한동훈이 하고 있다”며 “용병 둘이서 당과 나라를 거덜 내고 있다. 화합해서 거야에 대비해도 힘이 모자랄 지경인데 두 용병끼리 진흙탕 싸움에 우리만 죽어 난다. 우리 모두의 자업자득”이라고 했다.

    오전 11시 34분 무렵엔 “2017년 5월 탄핵 대 때 대란대치(크게 어지러워야 크게 다스릴 수 있다)를 내건 적이 있다. 그 당시에는 내가 무슨 말을 해도 먹히던 시절이 아니었다”며 “요즘 정국이 그때보다 더 혼란스럽게 돌아가는 것 같아 걱정이다. 다시 한 번 대란대치로 나라를 안정 시키고 이 혼란을 재도약의 계기로 삼았으면 한다”고 전했다.

    이상원 기자
    solee412@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