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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의 위헌적이고 불법적인 비상계엄 해제를 위한 국회의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 표결에 참여한 대구·경북 국회의원은 단 2명에 불과했다. 국민의힘 최대 지지 지역인 대구·경북에선 여권 정치인들이 하나 같이 공식적인 입장 표명을 유보한 채 관망하는 모습이다. 홍준표 시장은 위헌적 비상계엄을 “해프닝” 정도로 취급하기도 했다.
지난 새벽 1시께 국회에서 이뤄진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 표결에는 야당 의원 172명과 여당 의원 18명이 참여했다. 국민의힘 전체 의원 108명 중 25명(23.1%)에 달하는 대구·경북 국회의원 중에는 우재준(대구 북구갑), 김형동(경북 안동예천) 국회의원 단 2명만 결의안 표결에 참여한 걸로 확인된다.
국민의힘 지도부를 구성한 지역 의원들은 오히려 의원들의 표결 참여를 방해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추경호 원내대표(대구 달성군)는 의원 긴급 총회를 국회가 아니라 당사로 공지해놓고 정작 본인은 국회 본인의 사무실에 있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김상욱 국회의원(울산 남구갑)은 4일 오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한동훈 대표가 본회의장으로 왔으면 한다는 문자를 계속 보낸 것으로 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추경호 대표는 당사로 모이라고 해 혼선을 줬다”며 “의원들이 본회의장으로 오는 것을, 의도는 알 수 없지만 결론적으로 혼선을 줘서 방해한 결과가 됐다. 본인은 국회 본관에 있으면서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다. 국민들이 용서할 수 없는 행위”라고 직격했다.
추 대표는 이날 새벽 기자들과 만나서 “당사에 있는 의원들과 계속 소통하고 의원들의 뜻을 기초로 해서 저는 원내대표로서 당의 의원들의 입장을 전해야 하기 때문에 소통하면서 들어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평소 SNS를 통해 정치 현안에 의견을 밝히는 걸 주저하지 않는 홍준표 대구시장도 비상계엄이 선포된 후 계속 침묵을 지키다가 오전 8시에서야 “충정은 이해하나 경솔한 한밤중의 해프닝”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홍 시장은 “꼭 그런 방법 밖에 없었는지 유감”이라며 “박근혜 탄핵 전야 같이 흘러 간다고 한달 전부터 우려했는데, 잘 수습하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외에는 지역 국회의원이나 이철우 경북도지사 등 누구도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고 있지 않다.
이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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