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주농민의 울분, ‘생명줄’ 참외밭 갈아엎었다

"사드에 시들어 말라 죽거나 사드 배치에 항거하다가 죽거나 같다"

11:27

경북 성주 농민들이 사드배치 철회를 요구하며 ‘생명줄’인 참외밭을 갈아엎었다. 성주군민 60% 이상이 참외농사를 짓는 만큼, 절박함이 그대로 드러난 것이다.

30일 오전 10시 (사)한국농업경연인회 성주군연합회 회원 100여 명은 사드 배치 지역으로 결정된 성산포대가 보이는 참외밭(성주읍 성산리 686-3)에서 참외밭 갈아엎기 집회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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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외를 재배하는 비닐하우스 1동은 땅값과 시설비까지 포함하면 약 3천만 원에 이른다. ‘사드배치 철회’가 적힌 머리띠와 어깨띠를 둘러맨 농민들은 트랙터 10여대로 참외밭을 갈아엎었다. 이를 지켜보던 농민들은 “사드배치 결사반대”, “한반도 평화 위협하는 사드배치 결사반대”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임영 한국농업경영인회 성주군연합회장은 “지금 성주 농민들은 사드 때문에 시들어 말라 죽거나 사드 배치에 항거하다가 죽거나, ‘이래 죽으나 저래 죽으나’ 같다는 심정”이라며 “‘죽음도 불사한다 사드배치 결사반대’는 결코 헛구호가 아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참외 시세가 작년 이맘때보다 30% 정도 낮게 형성됐다. 여러 가지 요인이 있을 것이나 그중에 사드배치논란으로 인한 심리적 영향도 무시하지 못한다고 농민들은 여기고 있다”며 “참외 생산 농민들은 무기력감을 호소하고 있다. 시세뿐만 아니라 내년이나 내후년에도 참외농사를 계속 지을 수 있을지 걱정스러워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전자파의 영향이 미치는 지역에서는 벌들이 활동할 수 없다. 과수 농가들은 말할 것도 없고 벌 수정을 하는 참외농가가 늘어나는 추세에서 사드레이더 운영은 농가들에게 치명적이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우리나라에서만 생산되는 명품브랜드인 ‘성주참외’가 “사드참외”의 낙인이 받게 될 것을 두렵다“고 말했다.

이어 “사드 레이더로부터 100미터만 벗어나면 전자파 위험이 없다는 국방부의 주장은 그야말로 괴담에 불과하며, 성주 사람들은 아무도 믿지 않는다”며 “이 주장은 성주의 주민들을 안심시키려는 것이 아니라, 전자파의 피해와 관련한 성주 주민들의 절박한 우려를 ‘사드괴담’으로 몰아서, 성주의 주민들을 다른 지역의 국민들로부터 분리, 고립시키려는 교묘한 술책”이라고 국방부를 비판했다.

김안수 사드배치철회성주투쟁위 공동위원장은 “투쟁위는 여러 가지 유언비어에 흔들리지 않기를 바란다. 염속산이니 까치산이니 철봉산이니 하면서 흔들고 있다. 하지만 투쟁위는 오직 사드 철회만이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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