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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숙, 박문진.
이 두 사람은 한국옵티칼하이테크 옥상에서 320일째 고공농성 중인 박정혜, 소현숙 씨의 마음을 가장 잘 알법한 사람이다. 해고 후 85호 크레인에서, 영남대의료원 옥상에서 각각 309일, 227일 동안 버텼다. 두 사람이 22일, 부산 호포역에서 직선거리 100km 떨어진 한국옵티칼까지 도보 행진을 시작했다.
박문진 보건의료노조 지도위원은 나흘 전까지만 해도 필리핀에 체류하며 봉사활동을 했다. 사흘 전 국내에 입국하자마자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지부 지도위원의 전화를 받았다. 한국옵티칼 고공농성이 300일이 넘었다고, 뭐라도 하자고 제안했다.
그래서 시작한 도보 행진. 호포역에서 출발해 한국옵티칼까지 가는 길은 2019년 박 지도위원이 옥상에서 농성하고 있을 당시 김 지도위원이 박 지도위원을 향해 시작했던 도보 행진과 길이 겹친다. 가족에게는 캄보디아에 간다고 둘러대고 시작했던 고공농성이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고립감에 힘겨울 때, 그때 박 지도위원을 향해 왔던 발걸음들이 큰 힘과 위로가 됐던 것을 기억한다.
22일 오후 1시 30분 현재 이들은 호포역에서 삼랑진을 향해 가는 길 위에 있다. 박 지도위원은 <뉴스민>과 통화에서 “한국에 돌아왔는데, 김진숙이 전화 왔다. 한국옵티칼 농성 300일이 지나 두 동지가 힘들 테니, 빨리 뭐라도 하자고 했다. 그래서 걷기 시작했다. 그 심정을 너무나도 잘 알기 때문”이라며 “조금이라도 힘을 보태고, 함께 싸우려는 동지들이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투쟁이 오래되면 가장 힘든 것은 잊혀지는 것 아닌가 하는, 외롭고 고립되는 듯한 감정이다. 설령 보이지 않더라도, 함께하는 동지들이 있다는 걸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우리 작은 발걸음이라도 힘이 되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오전 11시부터 하루 약 20km를 걸을 예정으로 24일 밀양, 26일 청도, 29일 대구를 거쳐 오는 12월 1일 한국옵티칼하이테크 공장에 들어설 예정이다.
박중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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