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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일·독재 미화 논란 한국학력평가원 한국사 교과서를 채택한 문명고등학교가 교과서 채택은 교권이라며 채택 유지 의사를 밝혔다. 문명고는 과거 국정 역사교과서 연구학교를 전국에서 유일하게 신청해 학내 구성원과 지역 반발을 산 바 있다. [관련 기사=경산시민, ‘문명고 국정교과서 철회’ 촛불 행진 열어(‘17.3.15.)]
19일 임준희 문명고 교장은 <뉴스민>에 “교과서 선정은 교권이다. 함부로 누구든 간섭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문명고는 해당 교과서 채택 사실이 알려진 뒤에도 공식 입장은 밝히지 않았다. 임 교장은 오는 21일 오전 11시 경북교육청에서 별도 기자간담회를 열고 공식 입장을 설명할 예정이다. 간담회에서는 교과서 선정 경위, 법령 위반자에 대한 고발 조치 등에 대해 알릴 계획이다.
지역 교육·시민사회계에서는 한국학력평가원 한국사 교과서가 친일, 독재 미화 교과서라며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문명고 친일·독재 미화 불량 한국사교과서 채택대응 대책위원회’를 결성하고 19일 오후 2시, 문명고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문명고는 2017년 국정 역사교과서 연구학교를 신청했다가 학부모와 시민사회노동단체 반대로 실패했다. 반성 없이 친일 독재 미화 불량 한국사교과서 채택을 결정했다”며 “친일 미화뿐 아니라 연도, 단체명 등 기본적 사실관계 오류, 용어 혼용 등 338건의 오류가 확인된다고 한다. 해당 교과서는 학계 전문가와 현직 역사 교사가 지적하는 역사 왜곡, 불량 교과서”라고 지적했다.
이어 “문명고 교장은 전교조에 편지를 보내 정치공세라고 깎아내리려 했다. 전국 일반고 중 단 1곳이 채택한 교과서라는 점을 볼 때, 문명고야말로 편향된 정치 역사의식에 사로잡혀있는 게 아닌가”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잘못된 역사를 가르치는 선택이 교사의 권리인가. 그릇된 역사를 배우지 않을 학생의 권리가 보장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책위가 언급한 ‘편지’는 임 교장 명의로 13일 전교조에 전달됐다. 해당 문서에는 “최근 검인정교과서 선정과 관련해 일부 정치인과 이념 편향적 언론들이 선생님들의 고유업무인 교과서 선택권(교권)에 대해 정치공세를 하고 있다. 이로 인해 학교 교육활동에 심각한 지장을 받고 있고 선생님들의 교권이 침해받고 있다”며 “그 검인정 받은 교과서는 전문가들의 검토를 거친 것이며 만약 문제가 있다면 검인정 과정을 문제 삼아야 한다”고 언급돼 있다.
한편, 기자회견이 열린 자리에서 문명고 주변에는 ‘정치개입 중단, 교과서 선택은 학교 교육의 자율성’, ‘교과서 선택은 수업권과 교권’이라고 적힌 현수막이 게시됐다. 또한 학교로 향하는 길목은 주차된 차량으로 막혔다. 기자회견 중에는 학교 측의 지속적인 영상 촬영에 갈등을 빚기도 했다. 기자회견 후 대책위 측에서 항의서한을 학교 관계자에게 전달하려 했으나, 서한은 전달되지 않고 바닥에 버려졌다.
박중엽 기자
nahollow@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