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채무 감축 공약 사실상 무산···올해도 계획치 미달

10:02
Voiced by Amazon Polly

대구시가 올해 들어 상환한 지방채는 2,600억 원으로 확인된다. 하지만 이중 2,400억 원은 만기 도래 채권을 대환한 것이어서 순수 상환액은 200억 원에 그쳤다. 홍준표 시장이 취임하면서 밝힌 연간 5,000억 원 상환 공약은 진즉에 물 건너 갔고 이후 수정한 2025년, 2026년 각 8,000억 원 상환도 실현이 불가능해졌다. 신규 지방채 발행 ‘0’는 지키고 있지만 채무감축 목표는 달성 불가능해진 셈이다.

대구시는 올해 2,710억 원의 지방채를 발행할 계획을 세웠으며, 올해 9월까지 발행한 지방채는 2,407억 원이다. 이 중 2,000억 원은 상환 기간 만기가 도래한 지방채 차환을 위한 발행이다. 이 외 191억 원은 지역개발채권 매출, 216억 원은 도시철도채권 매출을 위한 발행이다.

‘2024년~2028년 채무관리계획’에 따르면 대구시는 올해 2,710억 원의 채무를 발행하고, 2,860억 원을 상환할 계획을 세웠다. 올해 9월 기준 2,600억 원 정도가 상환됐다. 올해 계획은 무리 없이 충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 결과 2021년말 기준으로 2조 3,704억 원이었던 채무는 올해 연말 2조 3,342억 원으로 큰 변동 없이 유지되고 있다.

홍준표 시장이 취임 후 ‘임기 내 강도 높은 채무감축을 추진하겠다’고 말하면서 대구시는 연간 5,000억 원씩 3년간 1조 5,000억 원을 갚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2023년 정부 세수 부족, 부동산 경제 침체 등 재정 여건이 어려워지면서 이를 홍 시장 임기 후반인 2025년, 2026년 각 8,000억 원씩 갚은 내용으로 수정했다. [관련기사=‘완성된’ 대구 미래 50년 기본틀은 안전한가? ② 채무 1조 6,000억, 몰아갚기?(‘23.12.29.)]

이미 내년에도 재정 여건이 나아지지 않을 게 확실한 상황에서 대구시의 1조 5,000억 채무감축 계획도 지키기 어려워졌다. 대구시 예산담당관 관계자는 “어차피 연동 계획이라서 올해 상황을 보고 12월 중 5년 단위 계획을 (새로) 수립하게 된다. 세수 사정이 좋다면 작년 말 세운 계획대로 채무를 좀 많이 상환하겠지만 실제 그렇게까진 어려울 걸로 보인다”며 “이제 수립하는 중기 계획은 이전 목표와 좀 다르게 금액이 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필요한 재원을 (끌어다) 대규모 상환을 위해서 쓸 순 없기 때문에 민선 8기 들어섰을 때처럼 대폭적인 채무감축은 어렵다 해도, 기본적으론 내년에도 올해와 비슷한 수준에서 발행과 상환액을 유지할 거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김보현 기자
bh@new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