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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이 포항 2공장 운영을 중단하기로 하자 노조가 투자를 요구하며 반발에 나섰다. 노조는 업황 부진을 빌미로 일부 공장을 폐쇄한다면 공정이 연계된 다른 공장에도 영향을 주게 되며, 장기적으로 포항 공장 전체적인 쇠퇴로 이어질 것이라며 현대제철의 투자 강화를 요구했다.
15일 오후 1시 30분 금속노조 포항지부, 현대제철지회, 현대IMC지회는 현대제철 포항 1공장 앞에서 공장 폐쇄 중단과 투자 계획 마련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노조에 따르면 현대제철 포항 2공장은 노사협의회에서 2공장 폐쇄 방침을 통보받았다.
포항 2공장은 현대제철 직원 약 200명, 현대IMC 직원 약 200명이 배치된 곳으로 제철 공정 중 압연 등 공정을 담당하고 있다. 현대IMC는 현대제철이 과거 사내하도급 방식으로 사용하던 하청업체 직원들을 본사 직고용 대신 고용하기 위해 설립한 자회사다. 현대IMC는 포항 2공장과 3공장 일부 공정을 담당하고 있다.
현대제철에 따르면 적자, 물량 부진 등 탓에 포항 2공장은 연중 240일가량 가동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고 한다. 11월부터 2공장은 일부 보수 작업 외에는 완전히 가동이 중단된 상태다.
현대제철은 2공장의 본사 직원에 대해서는 전환 배치나 다른 지역의 사업장에 배치하는 방법도 가능하다고 하지만, 현대IMC 고용 방안에 대해서는 선을 긋고 있다.
노조는 2공장 가동 중단이 현대IMC는 물론 전체 현대제철 공장과 지역사회에까지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지적한다. 노조는 “당진제철소 완공 후 포항공장 제품을 타 공장에서 생산하기 위한 준비를 해왔다”며 “포항 2공장 폐쇄는 단순한 경기침체와 가격 경쟁력 약화 때문이 아니다. 구조조정을 통한 비용 축소와 수익 극대화라는 기업논리만 앞세운 위장 폐쇄이며 포항공장 전체 구조조정을 위한 시작”이라고 지적했다.
박외훈 현대IMC지회장은 “비정규직에서 자회사로 전환될 때, 고용불안에 시달리는 것보다 낫겠다고 생각했다. 임금도 직영 대비 적정 비율을 맞춰줄 것이라 했는데 거짓이었다. 현실은 불법파견을 감추기 위한 편법이었을 뿐”이라며 “지금은 어떤 대책도 내지 않고 있다. 주말도 없이 피땀 흘려 일한 노동자와 가족은 안중에도 없다”고 말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올해 (2공장은) 240일을 가동하지 않았다. 물량 자체가 없다. 우리가 생산하려고 해도 어렵다. 2년 정도 힘들게 버티고 있었지만 적자를 계속 보고 있어서 견디기 어려운 상황이다. 당장 비전이 없어서 투자를 하기도 어렵다”며 “현대제철 직원에 대해서는 퇴직자 빈자리나 다른 지역 공장 빈자리에 갈 수 있겠지만 아직 협의가 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박중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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