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나무 아래, 고택 우복종가에 물든 가을 노래

보물 대산루와 은행나무까지 가을 분위기 물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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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오후 3시 상주 우복종택 대산루 앞뜰에서 고택음악회 ‘은행낭기 부르는 가을 노래’가 열렸다. 초청가수 손현숙, 김민정, 자이와 사진작가 이호, 미술작가 고경일 등이 무대를 꾸민 가을음악회는 약 두 시간 동안 가을 햇살이 비친 은행나무 아래에서 진행됐다.

▲왼쪽부터 초대가수 김민정, 손현숙, 자이와 이호 작가(사진=정용태 기자)

이번 음악회는 김영식 공검성당 신부의 제안에 우복종가 정춘목 종손, 이승렬 전 영남대 교수, 이정무 루왁코리아 대표 등 스스로 ‘상주 바보들’이라 부르는 이들이 힘을 모은 행사다.

김영식 신부는 “노랫말과 곡을 만들어 노래로 말해 온 지금 여기의 사람들이 옛사람들의 이야기를 귀여겨 듣는 자리를 마련했다. 함께 보고, 듣고, 노래하면서 고단한 시절을 이기고 견뎌 고난의 강을 건너 평화의 세상을 만들자”라고 말했다.

고경일 작가의 사회로 진행된 음악회는 자이, 김민정, 손현숙이 차례로 무대에 올랐다. 자이는 ‘나라는 소문’을 시작으로 김민기의 ‘아무도 아무데도’ 등을, 김민정은 ‘오늘은’과 ‘거위의 꿈’, ‘아침이슬’ 등을, 손현숙은 ‘그대였군요’와 ‘가을 우체국 앞에서’, ‘청계천 8가’ 같은 곡을 들려줬다.

▲행사를 제안한 김영식 신부가 우복종가 이준규 14대 종부를 어머니라 부르며 안고 있다. (사진=정용태 기자)

노랗게 물든 은행나무를 바라보며 열린 가을음악회는 생맥주와 막걸리, 순두부, 도시락 같은 음식을 나누며 마을잔치처럼 열려 관객들의 즐거움을 더했다. 이날 음악회에는 상주 주민 외에도 정범구 전 주독일대사, 송필경 전태일과친구들 이사장, 임은정 검사를 비롯해 대구와 서울 등에서 관객 약 200명이 참석해 가을 한낮의 정취를 즐겼다.

정용태 기자
joydrive@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