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금속노조 아사히비정규직지회의 집회신고에 대한 구미경찰서의 금지통고처분의 효력정지 신청을 받아들였다. 법적 근거 없이 집회금지를 통고한 구미경찰서의 자의적인 판단에 제동을 건 것이다.
14일 대구지방법원 제1행정부(부장판사 손현찬)는 노조가 동시에 제기한 옥외집회금치통고처분취소 사건의 판결선고 시까지 집회 금지통고 효력을 정지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집회 금지통고 효력 정지 결정 이유를 “신청인(노조) 제출의 소명자료에 의하면 위 처분으로 신청인에게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긴급한 필요가 있다고 인정되고 달리 집행정지로 인하여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는 때에 해당한다고 인정할 자료도 없으므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고 밝혔다.
이는 “계속되는 집회로 인한 통행방해, 교통방해가 예상된다”며 구미경찰서가 노조에 집회 장소 변경을 요구한 것이 법적 근거가 없다는 취지다. 이번 결정 취지를 보면 노조가 낸 옥외집회금지통고처분취소 사건도 법원이 노조의 손을 들어줄 가능성이 높다.
법원의 결정 이후 노조는 구미시청 앞에서 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차헌호 금속노조 아사히비정규직지회장은 “경찰은 구미시가 인도에 화단을 가져다 놓아 도로에서 집회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집회 금지를 통고했다. 이번 결정으로 경찰의 자의적 판단이 부당하다는 문제가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이어 차헌호 지회장은 “아사히글라스가 대량해고 문제에 책임이 있다는 중앙노동위원회의 판정이 3월에 나왔다. 구미시는 노동자들의 절박한 요구를 무시하고 집회 장소를 막을 것이 아니라, 해고 문제 해결에 앞장서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구미경찰서는 지난 6월 21일 노조의 구미시청 앞 집회신고에 대해 임의로 장소 변경을 요구하고, 노조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자 집회 금지를 통고했다. 이는 지난해와 올해(6월 30일 기준) 경북지역에 신고된 옥외집회 가운데 경찰이 유일하게 금지한 집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