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장례식’을 치른 26일 성주군민 1천여 명은 14일째 촛불을 밝히고 “한반도 사드 배치 철회”를 외쳤다. 사드배치철회성주투쟁위는 사드 배치 철회를 위한 백악관 청원 서명운동에 이어 미국 대선 후보인 민주당 힐러리와 공화당 트럼프에게 사드 배치 관련 공개 질의를 하겠다고 밝혔다.
10개 읍, 면 마을 이장도 사드 배치 철회 운동에 나서다
“참외동네, 양반동네에서 사드 반대 집회한 동네…부끄럽지 않다”
26일 저녁 8시 성주군청 앞마당에 모인 1천여 명의 성주군민들은 사드 배치 철회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벌이기로 했다. 인구가 밀집한 성주읍뿐만 아니라 다른 9개 면 지역도 백악관 청원 서명운동, 촛불집회 참가 등에 적극 동참하기로 했다.
노래 ‘헌법 제1조’에 맞춰 율동을 준비한 별고을광대의 공연으로 촛불집회 시작을 알렸다. 이어 성금 100만 원을 모아 투쟁위에 낸 선남면 관화2리 이장이 “함께 싸우겠다. 성주군민이 힘을 모아 사드 배치 막아내자”고 말했다.
10개 읍.면 마을 이장들이 모인 이장 상록회도 마을 곳곳을 다니며 백악관 서명 운동에 적극 동참하기로 했다. 또, 이장 상록회는 읍, 면별로 날짜를 정해 군청에서 열리는 촛불집회에 단체 참가를 할 예정이다. 더불어 새마을회에서도 한글 교실 교사들이 청원 서명운동에 힘을 보태기로 했다.
백철현 투쟁위 공동위원장은 “오늘 새누리 원내대표단이 방문했을 때 자발적인 장례 퍼포먼스를 벌인 군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오늘 새누리 원내대표단과 국방부 관계자들의 이야기는 대부분 원론적인 이야기였다. 그나마 이렇게 현장에 와서 직접 눈으로 보고 군민의 애끓는 마음을 알게 됐다. 이것도 군민 여러분들의 힘”이라고 말했다.
성주에서 손자, 손녀를 키우고 있다는 이영분 씨는 “정말 저는 살기 좋은 농촌, 평화로운 성주 땅을 좋아한다. 그런데 사드 이야기가 나온 후 손자가 사드 들어오면 다른 학생들이 전학을 간답니다. 친구를 사귀었는데 가면 어떻게 하느냐고, 눈물을 흘리기에 저도 함께 울었습니다. 대한민국 군민 여러분, 우리 손자, 손녀가 마음 편히 성주에서 학교 다닐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말했다.
이어 이 씨는 “성주라고 하면 양반동네, 참외동네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제는 밖에 나가면 사드 때문에 집회한 곳이라 그럴 겁니다. 그래도 하나도 안 부끄럽다”며 “우리는 대한민국을 위해 싸우고 있습니다. 그렇지요?”라고 외쳤고, 참가자들은 박수로 호응했다.
“성주군민 기만한 김관용 지사, 이완영 의원 사퇴하라”
“괌 레이더 기지 가서 질문 없던 기자들…”
수륜면에 사는 김충환 씨는 김관용 경북도지사와 이완영 국회의원을 향해 쓴소리를 던졌다.
김충환 씨는 “신문을 보니 김관용 도지사는 성산포대 말고 염속산이나 까치산으로 옮기면 어떤가 하고 청와대에 건의하겠다고 하더라. 그런데 우리 성주에는 ‘성산포대’는 안 된다는 이야기가 없다. 성주에서 안 된다고 했다. 염속산이나 까치산은 성주가 아니냐”며 “김관용 지사가 도청 뒷산에 갖고 간다거나 이완영 의원이 여의도로 갖고 가겠다고는 할 줄 알았는데 군민들보다 수준이 낮다. 우리 군민들은 도지사가 도청 뒷산에 가지고 간다고 해도 한반도에 안 된다고 할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김 씨는 “김관용 도지사, 이완영 국회의원은 성주군민을 기만한 죄로 당장 그 자리에서 사퇴하라. 사드 못 막으면 어차피 사퇴해야 한다. 사퇴하고 여기 성주군민 앞에 와서 석고대죄하라”고 말했다.
매일 촛불집회 때마다 만날 수 있는 성주 통기타 동호회 ‘예그린’의 노래 공연도 펼쳐졌다. 이날은 ‘광야에서’, ‘그네는 아니다’, ‘사드는 안된다’를 촛불집회 참가자들과 함께 불렀다.
이날도 언론에 대한 문제 지적이 계속 나왔다. 자유발언에 나선 한 주민은 공영방송이 정부의 입맛에 따라 편파보도를 할 수밖에 없는 운영구조를 지적하며 “정강 정책을 보고 투표를 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루 동안 사드 관련 보도 분석을 맡은 가천면 주민 배윤호 씨는 “<미디어오늘>에서는 전자파 유해 논란이 해소 안 되는 이유를 분석한 기사를 썼다. 정부가 괌에 기자들을 데리고 사드 레이더 기지에 다녀왔는데, 기자들은 레이더 출력은 얼마인지, 주파수는 어떤 것인지 물어보지도 않았다. 질문 없는 기자들, 돈을 대주니까 관광 삼아 다녀온 것”이라고 지적했다.
참가자들은 저녁 10시께 “대~한민국, 사~드반대”를 수차례 외친 후, ‘헌법 제1조’를 부르며 촛불집회를 마무리했다. 27일 저녁 8시에도 성주군청 앞마당에서는 사드 배치 철회 촛불집회가 이어진다.
성주유림단체 청와대, 국회 항의 방문
서울에서 열리는 사드 반대 1천인 선언 기자회견 참가
27일 성주군유림단체협의회는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청운효자동 주민자치센터 앞에서 성주군 사드 배치 확정 반대 기자회견을 연다. 약 120명이 서울에 올라가며 기자회견 후 대통령 상소문을 청와대에 전달하고, 정세균 국회의장과 면담을 가질 예정이다. 김항곤 군수와 백철현 공동위원장도 함께 동행한다.
또, 투쟁위는 이날 11시 서울 국회 본관 앞 계단에서 열리는 ‘사드반대 1천인 선언’ 기자회견에 이재동 성주군농민회장을 참여키로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