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늘봄학교 강사료 전국 최저···‘지역 특수성’ 핑계로 교육부 지침도 어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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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방과후수업과 돌봄을 하나로 통합한 늘봄학교가 올해 2학기부터 전국 모든 초등학교에서 시행됐지만, 이를 전담하는 강사에 대한 처우는 지역마다 다르다. 대구교육청 늘봄학교 프로그램 강사료는 시간당 3만 5,000원으로 전국에서 가장 낮고, 교육부 기준에도 미치지 못한다. 노동조합은 강사료 인상을 통해 늘봄학교를 안착시켜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대구교육청은 교육부와 협의한 내용이라는 입장이다.

늘봄학교는 기존의 초등학교 방과후학교와 돌봄교실을 통합·개선한 제도로, 정규수업 전후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2024학년도 대구교육청 늘봄학교 추진계획에 따르면 2024년에는 초등학교 1학년 대상으로 전체 학교에서 늘봄학교를 운영하고, 2026년도에는 전체 학교 1~6학년 모든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늘봄학교를 운영한다.

▲대부분 교육청이 늘봄학교 강사에게 시간당 4만 원의 강사료를 지급하는 것과 달리 대구는 3만 5,000원의 강사료를 지급하고 있다. (표=학비노조 대구지부)

문제는 대구교육청의 늘봄학교 프로그램 강사료가 시간당 3만 5,000원으로 전국에서 가장 낮다는 점이다. 경기교육청이 6만 원, 나머지 대부분 교육청이 4만 원의 강사료를 지급하고 있지만 대구는 군위, 달서구 등 거리가 먼 일부 학교를 제외하면 3만 5,000원을 지급한다.

지난 17일 경북대학교에서 열린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이 문제가 언급됐다. 문정복 더불어민주당 의원(경기 시흥시갑)은 “대통령 핵심 공약인 늘봄학교 정책과 관련해 교육부가 강사료를 시간당 4만 원으로 지침을 정하고 각 시·도교육청에 교부금을 내려보냈다”며 “그런데도 대구 지역 늘봄학교 강사료는 4만 원에 미치지 못한다. 교육부가 지침을 정해 교부금을 지급한 만큼 대구 지역 강사료도 전국 평균 수준에 맞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30일 오전 학비노조 대구지부는 대구 늘봄·방과후강사 강사료 인상 및 처우개선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발언하는 우정숙 방과후강사분과장. (사진=학비노조 대구지부)

30일 오전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학비노조) 대구지부는 대구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구 늘봄학교 강사료 인상 및 처우개선을 촉구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에서 “늘봄학교가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늘봄프로그램 강사의 일자리를 양질의 일자리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정숙 학비노조 대구지부 방과후강사분과장은 늘봄학교 도입으로 방과후수업 교사 생존권이 위협받고 있다고 말했다. 우 분과장은 “늘봄과 방과후에 동일한 과목이 개설되면서 신청 학생 수가 대폭 줄었다. 늘봄수업을 하면 되지 않냐고 하는데, 인당 강사료를 받는 방과후와 달리 시간당, 그것도 전국 최저 강사료를 받는 대구늘봄 수업으로 건너가면 생활이 안 된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며 “학교, 학부모, 교육청 입장에서 필요한 제도라면 방과후강사들이 안정적으로 늘봄학교에 안착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구했다.

대구교육청 늘봄학교 담당자는 “대구지역 학교에 3만 5,000원의 강사료를 제시는 했지만 외곽 지역의 일부 학교는 4만 원을 지급하고 있다. 기존에 대구교육청이 운영 중이던 돌봄 교실 특기적성 프로그램 강사료와 형평성이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며 “교육부와는 우리 시의 특수성과 상황을 전달해 협의했다”고 설명했다.

김보현 기자
bh@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