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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대학교가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사회학과 등 6개 학과에 대한 폐과 결정을 내리면서, 학생들 사이에서 반대 목소리가 나온다. 사회학과 학생회는 11월 7일과 8일 이틀에 걸쳐 폐과에 반대하는 의미로 장례식을 개최할 예정이다.
올해 초 대구대는 2025년 학칙 개정안을 통해 단과대학 통폐합, 일부 학과 모집 인원 조정, 전공 통합 등 교육편제를 대폭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개편안에 따르면 당장 내년부터 인문대학과 성산교양대학이 사라지고, 인문대학 소속 학과는 타 단과대학으로 통합될 예정이다.
법학부, 사회학과, 산림자원학과, 전자전기공학부(정보통신공학전공), AI학과, 주얼리디자인학과 총 6개 학과는 내년부터 모집 중지(폐과)된다. 이외에도 일부 학과 모집 증‧감원, 학과 명칭 변경 및 전공 통합 등 교육편제가 대폭 조정된다.
사회학과 학생회는 다음달 7일, 8일 이틀에 걸쳐 대구대 사회과학대학 누리마당에서 ‘메모리얼 파티(장례식)’을 열 예정이다. 재학생과 졸업생을 대상으로 하는 행사는 기조강연, 재학생 학술발표, 토크콘서트, 추모행사 등으로 꾸려진다.
메모리얼 파티 안내 페이지에서 이들은 “45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많은 풍파를 견뎌 낸 사회학과가 2025년부터는 신입생 모집을 중지하고 사실상 학과 문을 닫는다”며 “현재 교수진과 학생들이 모집 중지를 막고자 다방면으로 노력했으나 결국 다소 일방적이고 무도한 결정으로 이같은 상황이 현실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초 학문의 위기, 학령인구 감소, 지방 대학의 위기, 자격증과 취업률 전쟁, 종합대학의 취업사관학교 형태로의 전향 등 시대적 분위기가 지속돼 왔고, 이런 현상이 결국 사회학과 폐과라는 영향으로 미쳤다”며 “현상만으론 낯설지 않은 이야기지만 이로 인해 주요 기초학문인 사회학이 대구대에서 없어지는 것 같아 야속하고 밉기만 하다. 갑작스러운 폐과 결정이 우리 기억과 역사를 지우는 것 같아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이승협 대구대 사회학과 교수는 <뉴스민>에 “기초학문인 사회학과가 없어지면 이제 사회과학대학에 문헌정보, 사회복지, 심리학과 같은 자격증 관련 학과만 남게 된다. 이건 개별 학과 문제가 아니라 지방사립대가 직업훈련대학으로 전락하는 과정으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지금의 편제 조정은 시장 논리, 소비자가 선호하지 않는 과는 없앤다는 원칙 하에 이뤄진다. 대구대만의 문제가 아닌 만큼 한국 사회에서 대학이 갖는 의미 자체에 대해 다시 생각해 봐야 할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대구대학교 관계자는 “재학생들은 원하는 학과로 전과할 수 있고, 학칙에 따라 일정 기간 동안 학과와 해당 교육과정은 유지된다. 재학생 불편이 없도록 관련 대책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김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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