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가기만 해도 제거된다더니, 성능 검증 안 된 녹조제거로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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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 산하기관 국정감사에서 안동댐 등에서 녹조 제거를 위해 한국수자원공사(K-water)가 운영중인 녹조제거로봇 성능이 과장됐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국수자원공사는 녹조 제거 기능에 대한 실증자료를 가지고 있지 않는 것으로 확인된다. 강득구 의원은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 안동댐 현장실사를 통해 성능 확인을 요청했다.

17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환경부 산하기관 한국수자원공사 국정감사를 실시했다.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경기 안양시 만안구)은 “언론 보도를 보니 소양감댐, 안동댐 등에서 녹조 제거를 위해 에코로봇이라는 청소기 같은 장비를 도입해서 관심을 끌고 있다고 한다”며 “로봇이 지나가기만 해도 녹조가 사라진다고 수자원공사가 홍보하는데 실제 효과가 있는 것이 맞는가”라고 물었다.

▲ 한국수자원공사가 안동댐 등에서 운영 중인 에코로봇 (사진=강득구 의원)

그러면서 “2021년 테스트베드 최종 성과 보고서도 살펴봤는데, 수질 모니터링 용도 기계인가 아니면 녹조 제거용 기계인가”라며 “녹조 제거 기능이 있다면 녹조 제거 성능 시험 성적서를 받을 바 있나. 또 (로봇의) 필터를 통해 녹조가 제거된다고 나와있는데 그러면 필터를 통과한 녹조 찌꺼기가 확인이 되어야 하는데 확인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강 의원은 “에코로봇이 제거한 녹조 결과물 자료를 요청했는데, 받지 못했다”며 “녹조가 끼면 필터는 어떻게 교체하느냐 물었더니 (한국수자원공사 대답이) 인력이 부족해서 필터 교체는 거의 할 수 없다고 한다”고 했다.

이어 국감장에 녹조가 섞인 물을 가져와 필터를 활용해 부으면서, “보다시피 어느 정도 물이 내려가면 미세한 녹조찌꺼기가 필터를 막아 물이 더 내려가지 않는다. 에코로봇도 마찬가지일 것으로 보인다. 초반에 어느 정도 필터를 통해 걸러지겠지만 조금만 지나도 물이 통과가 안 되는 상황에서 어떻게 녹조가 제거되겠냐”고 따졌다.

▲ 강득구 의원은 국감장에 녹조가 섞인 물을 가져와 필터를 활용해 부으면서, “어느 정도 물이 내려가면 미세한 녹조찌꺼기가 필터를 막아 물이 더 내려가지 않는다. 에코로봇도 마찬가지일 것으로 보인다”며 에코로봇의 성능이 과장됐다고 지적했다. (사진=국회 영상회의록시스템 )

강 의원은 “에코로봇이 지나가기만 해도 녹조가 사라진다고 홍보했지만 녹조는 분산되고, 실제로 (녹조가 제거된) 데이터도 없다”며 “환경부와 수자원공사가 어떻게 보면 국민을 상대로 사기극을 벌인 것이 아닌가. 제대로된 결과물도 없이 비싼 장비를 사놓고, 녹조 제거에 맞는 제품인양 홍보를 계속 해왔다”고 비판했다.

윤석대 한국수자원공사장은 “에코로봇은 사람들이 다니기 어렵거나 배를 띄우기 어려운 곳에 수질 감시를 위해 처음 활용을 시작하게 됐다”며 “나중에 녹조 제거 기능도 있는 것으로 확인돼 그렇게 홍보하게 됐다. 녹조 제거 기능에 대해 확인하거나 실증한 바는 없다”고 말했다.

윤 사장은 “에코로봇을 활용해서 녹조제거를 위한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는 과정에 있다. 작년부터 도입을 했기 때문에 주로 모니터링 기능을 많이 사용했다”며 “새로운 방법이어서 (언론에서) 과도한 관심을 갖고 계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장은미 기자
jem@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