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산문화회관, 김경렬 ‘비상하는 나뭇잎 물고기’전

올해 네 번째이자 마지막 유리상자-아트스타 전시
사면 유리상자를 뚫고 나온 8m 크기 '만타가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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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봉산문화회관(관장 노태철)은 2024 유리상자-아트스타 전시공모 선정작가 김경렬의 ‘비상하는 나뭇잎 물고기’전을 개막했다.

유리상자-아트스타는 2008년부터 이어온 봉산문화회관의 기획전으로 화이트큐브가 아닌 사면 유리벽 구조의 유리상자 안에 작품을 세워, 사방에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설치미술을 선보여 왔다.

▲2024 유리상자-아트스타 네 번째 전시작 김경렬 작가의 ‘비상하는 나뭇잎 물고기’_봉산문화회관 아트스페이스(사진=정용태 기자)

안혜정 큐레이터는 “유리상자를 작은 어항 속 세상으로 해석하여, 바쁘게 살아가지만 어려운 현실의 벽에서 벗어나고 싶은 현대인을 투영시킨 나뭇잎으로 만든 ‘만타가오리’가 비상하듯 헤엄치는 모습의 설치작품을 설계했다. 작품은 자연 재료를 사용해 나뭇가지로 뼈대를 만들고 종이죽으로 만든 수많은 플라타너스 잎 조각들로 채웠다”고 말했다.

‘비상하는 나뭇잎 물고기’의 크기는 770cmx600cm에 달하는데, 실제 모델인 ‘만타가오리’와 비슷한 크기다. 작업은 유리상자 안팎으로 이어지게 설치했는데, 머리와 몸통 부분은 유리상자를 가득 채우고 꼬리는 바깥으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물고기 안쪽으로 LED조명을 달아 나뭇잎 틈새로 빛이 비치고 음악이 흘러나온다.

김경렬 작가는 “낙엽을 많이 볼 수 있는 가을에 전시하길 바랐다. 나뭇잎이 낙엽이 되는 것은 자연스럽게 소멸되는 과정이지만 자연으로 돌아가는 순환의 과정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또 그는 작가노트에 “존재의 소멸과 순환의 과정은 매 순간 새로운 창조로 변화한다! 현대에 만들어진 생산물과 계절 속 나뭇잎의 모습은 유한의 시간 속에 변해가고 사라지는 우리들의 순환적 초상”이라고 썼다.

서영옥 수성빛예술제 총감독은 “유리상자 내부를 가득 채우고도 모자라 외벽을 뚫고 나온 거대한 만타가오리가 삶과 죽음을 대하는 인류의 역사를 반추한다. 작가에게 잠재된 자유의지의 표출일 수도 있다. 어느 한쪽이거나 또는 양가감정 모두 관람자의 몫”이라고 평했다.

▲김경렬 작가는 공공갤러리에서 여는 첫 개인전이 유리상자-아트스타라고 웃으며 말했다.(사진=정용태 기자)

김경렬은 영남대학교 조형대학 미술학부 조소과 졸업했다. 지난해 ‘나뭇잎 향연(Space129, 대구)’, 올해 ‘비상하는 나뭇잎 물고기(봉산문화회관, 대구)’를 개인전으로 열었고, 한국조각협회전(서울 갤러리 코사, 2024)과 ‘우리가 하려는 그 무엇!(대구문화예술회관, 2024)’ 등 10여 차례 단체전에 참여했다. 2020년 대구환경공단의 대한민국 환경사랑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았다.

전시 기간 ‘비상하는 나뭇잎 물고기’에 이어 붙일 나뭇잎을 작가와 함께 만드는 시민 참여 워크숍이 11월 9일 예정돼 있다. 전시기간은 12월 22일까지고, 월요일은 휴관이다.

정용태 기자
joydrive@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