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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이 금속노조 포스코지회의 조직형태변경(집단탈퇴)이 무효라고 판단했다. 금속노조는 금속노조 탈퇴를 치켜세우며 노조 탄압에 나섰던 윤석열 정부의 사과를 요구했다.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은 금속노조 탈퇴와 관련해 “민폐노총 손절이 민심”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관련 기사=원희룡이 ‘강추’한 포스코 민주노총 탈퇴···무효 결정(‘22.12.14.)]
10일 대구지방법원 포항지원(재판장 박현숙)은 금속노조가 포스코자주노조를 상대로 제기한 노동조합조직형태변경결의무효확인 소송에서 원고인 금속노조의 신청을 인용했다.
포스코지회 전 집행부 일부는 2022년부터 수차례 조합원 총투표를 통한 금속노조 탈퇴(조직형태변경) 절차를 추진했다. 그 과정에서 절차적 문제로 대구지방고용노동청으로부터 조직형태변경 효력을 인정받지 못하자, 2023년에 와서는 일부 대의원이 조합원 총투표가 대신 대의원대회 결의로 조직형태 변경을 시도했다.
지난해 6월 기존 대의원 9명 중 5명이 사퇴한 상황에서 대의원 4명이 출석해 3명의 찬성으로 조직형태변경을 결의하고, 금속노조를 탈퇴한 이들은 그 직후 포스코자주노조를 설립했다. 하지만 같은 해 11월 법원이 해당 조직형태변경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 소송을 인용하면서 효력이 정지 됐고, 이번에 본안에 해당하는 무효확인소송에서 금속노조가 승소하게 된 것이다.
소송에서 금속노조는 조직형태변경의 절차적 위법 외에도 실체적 위법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실체적 위법이란 금속노조 하부조직은 조직형태변경의 주체인 ‘노동조합’에 해당하지 않으며, 독립적 사단성을 가진 단체도 아니라는 주장이다.
피고 측은 대의원대회 결의를 통한 조직형태변경이 위법하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재판부는 조직형태변경 안건이 대의원대회 결의 사항에서 무조건적으로 제외되지는 않지만, 앞서 2022년 포스코지회는 대의원대회를 열고 조직형태변경 안건을 조합원 총회에서 의결하기로 정한 바 있어, 절차상 하자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또한 대의원 과반이 사퇴한 상황에서 결원 보충 없이 조직형태변경이 의결된 점도 문제가 있다고 덧붙였다
피고 측은 조합원 총회를 2차례 소집한 바 있어, 총회에서 의결하기로 한 2022년 대의원대회 의결은 기존에 종결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법원은 당시 총회가 실제로 개최되지 않고 서면 또는 전자투표를 통한 찬반투표만 진행돼 절차적 하자가 있다며 주장을 기각했다. .
금속노조는 “규약을 지키지 않은 비민주적 탈퇴 시도에 정부 여당, 보수 언론은 금속노조 때리기에 바빴다. 금속노조는 개별 조합원 가입과 탈퇴가 자유로운데도 조합원 탈퇴를 막는 부도덕한 집단으로 매도했다”며 “산별노조는 선출과 집행을 견제할 대의기구, 심의의결기구, 조합원 총회를 통해 물어야 하는 장치까지 갖추고 있는 민주적 집단이다. 금속노조 산별 정신을 흔들려 한 정부 여당은 지금이라도 사과하라”라고 밝혔다.
박중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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