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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대구시장은 대구 스마트산단 태양광 지붕 프로젝트(태양광 프로젝트) 사업이 2년째 진척이 더딘 것을 두고 “시는 행정지원을 충분히 해줬는데 펀딩이 안 된 걸 대구시 책임으로 돌리면 곤란하다”고 말했다. 대구시는 민선 8기 2년의 성과 중 하나로 8조 원이 넘는 투자 유치를 강조하고 있지만, 이중 3조 원이 ‘대구시 책임이 아니’라는 태양광 프로젝트 투자 유치다.
11일 열린 대구시의회 제312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시정질문에 나선 이동욱 의원(국민의힘, 북구5)은 “대구시는 2022년 12월 한화자산운용과 태양광 프로젝트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3조 원 투자유치를 대대적으로 홍보했으나 2년여가 다 돼가는 지금 실질적인 성과는 미미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이 사전에 배포한 자료에 따르면 산업단지 전체 기업 9,839개소 중 80%에 해당하는 7,871개소가 태양광 패널을 설치해야 약 3조 원의 투자유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하지만 2024년 8월 말 기준 346개소(전체 대비 3.5%)가 참여의향서를 제출했다. 그중 태양광 설치를 완료한 기업은 총 26개소로 목표 대비 사업 완료율은 0.3%에 불과하다. [관련기사=홍준표의 3조 태양광 사업, 큰 진척 없이 다시 출발선으로?(‘24.7.5.))
이 의원은 홍 시장이 태양광 프로젝트 투자 규모가 5조 원으로 늘었다고 밝힌 것에도 의문을 표시했다. 이 의원은 “홍준표 시장이 투자 규모가 3조 원에서 5조 원으로 늘었다고 밝혔는데 그게 사실이면 이전보다 더 크게 홍보해야 하는 것 아닌가. 보도자료 없이 잠잠한 게 이상하다”고 지적했다.
최운백 대구시 미래혁신실장은 “직접적인 실적은 미흡하지만 의미 있는 성과는 있다. 정책 효과를 판단할 땐 그 정책의 영향력이나 파급효과도 중요한데, 최근 산업부에서 태양광 활성화 방안을 발표하거나, 부산 등 다른 지자체에서 산단 태양광 사업을 세우는 등의 성과가 있다”며 “대구 내에선 본 프로젝트 시행 후 산단 태양광이 그전보다 2배 정도 더 보급됐다”고 설명했다.
최 실장은 5조 원 투자에 대해선 “한화의 펀딩이 어려워져서 참여업체를 모집 중이고, 현재까지 전문기업 5개, 투자사 6개가 의향서를 보내 검토 중인 단계다. 이 금액을 다 합치면 5조 원”이라며 “금액의 문제라기보다 결국 민간기업이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해서 조율 중인 상황이다. 이 중 한 개 업체는 10월 중 구체적인 사업 계획까지 제출하기로 돼 있다”고 밝혔다.
홍 시장도 답변에 나섰는데, 홍 시장은 태양광 프로젝트 실적이 미진한 걸 알고 있는지에 대한 물음에 “MOU는 법적 구속력이 없다. 태양광 프로젝트는 한화자산운용에서 투자 제안을 해왔고 투자 규모도 제시했다. 시는 행정지원을 충분히 해줬는데 펀딩이 안 된 걸 대구시 책임으로 돌리면 곤란하다”고 답했다.
이 의원이 “큰 프로젝트를 무리 없이 진행하기 위해선 조직 내부적으로 허심탄회하게 얘기할 수 있는 문화가 조성돼야 빠르게 개선점을 찾아갈 수 있는데, 지금의 인사 방식에선 어떤 직원이 문제점을 제대로 얘기했을지 의문”이라며 “홍 시장 취임 이후 4급 이상 공무원 가운데 총 근무기간 1년 미만이 57명, 6개월 이하가 41명이다. 언론은 좌천성 인사라 보도하고 있다. 어떤 직원이 바른말을 하겠나”라고 물었다.
홍 시장은 “내가 시장이 되고 난 뒤 철저하게 신상필벌의 원칙을 지킨다. 일 못하는 공무원은 그 자리에 두지 않는다. 일주일, 열흘 (일을) 시키고도 바꿀 수 있다. 일 못하는 공무원을 그 자리에 오래 두는 게 시민들에 대한 죄악”이라며 “승진할 때 서열대로 승진하지 않는다. 40%는 특진이고, 그러다 보니 서열이 바뀐다. 일하는 풍토가 된다. 철저히 성과 위주”라고 답했다.
이어 “내가 공무원 전부를 알 수 없다. 일을 시켜보고 하는 거다. 일 년이 아닌 한 달만이라도 교체하고, 수시인사를 한다. 일을 못 하면 쫓겨나는 게 맞다. 시장 4년 해보면 대강 다 알 테니, 그다음 다시 할 기회가 있으면 안정시키면서 할 자신이 있다”며 “나한테 겁이 나서 보고 안 하고 이런 거 없다. 보고한다고 다 문책하지 않는다. 합리적인 사유가 있으면 절대 문책하지 않는다. 혹시 다음에 시장을 한 번 더 할 기회가 생기면 그런 인사를 할 거란 염려는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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