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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가 오는 8일 직원동호회 ‘대구가무’가 주최하는 ‘2024 공무원 노래자랑 대회’에 구·군 공무원 동원에 나서 공무원노조가 비판하고 나섰다. 직원동호회가 개최하는 개별 행사에 대구시 총무과장이 나서 구·군 부단체장에게 참석 독려 연락까지 돌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공무원 골프대회와 마찬가지로 외피는 동호회의 자율적 행사로 보이지만, 홍준표 시장 기호에 따라 추진되는 ‘관제행사’ 성격이 짙다는 지적이다.
지난 3월 대구시는 올해도 공무원 골프대회를 개최한다는 소식을 알리면서, 직원 사기 진작을 위해 10월에는 노래경연대회도 열 것이라고 알린 바 있다. 이에 따라 추진된 ‘2024 공무원 노래자랑대회’는 오는 8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릴 예정으로 참가팀 등 구성이 완료된 것으로 전해진다. 대회는 시청 직원동호회 ‘대구가무’가 개최하는데, 2022년까지 확인되는 직원동호회 중에는 노래를 목적으로 한 동호회는 없다. 홍 시장 취임 후 결성된 동호회라는 의미다.
문제는 동호회가 주최하는 노래자랑대회에 총무과장이 나서 부단체장에게 연락을 돌려 참여를 독려하는 등 사실상 ‘관제행사’처럼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각 구·군에 편지를 보낸 직원도 총무과 직원으로 확인된다. 이 직원은 ‘대구가무’ 관계자여서 동호회 일원의 ‘사적 부탁’으로도 볼 수 있지만, 총무과장이 부단체장에게 연락을 하는 건 다른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4일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대구지역본부는 성명을 내고 “대구시가 10.8 엑스코에서 열리는 ‘2024 공무원 노래자랑 대회’에 구·군 공무원 동원을 시도해 논란”이라며 “9.30 대구시 총무과 직원이 각 구·군 직원복지팀에 편지를 보내 노래자랑 대회에 직원을 동원해달라고 요청했다. 편지 내용은 노래자랑대회를 내부 게시판에 홍보해달라는 것과 50명 이상 참석해달라는 요구, 총무과장이 부구청장(부군수)에게 개별 연락을 하고 있다는 내용”이라고 전했다.
전공노 대구본부는 “공무원 골프대회 당시도 그랬지만, 공무원 노래자랑 대회도 참여자 수가 저조할 것으로 예상되자 행사장을 채우기 위해 구·군에 참여를 독려하고 동원하려는 게 아닌가”라며 “동호회 행사를 치르는데 시 총무과장이 부단체장에게 동원 요청을 하는 이유는 자율적인 동호회 행사가 아니라 홍준표 시장의 관심 행사이기 때문일 것”이라고 힐난했다.
이어 “공무원 동호회 활동 지원이라는 미명하에 진행되는 대구시 공무원 노래자랑대회는 결국 홍 시장 입맛에 맞는 행사를 동호회 행사로 둔갑시켜 대구시민을 기만하고 있는 것”이라며 “행사장 대관과 고급 음향장치를 사용하는데 따르는 막대한 예산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인가”라고 꼬집었다.
정재석 대구시 총무과장은 “동원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정 과장은 <뉴스민>과 통화에서 “동호회 업무 담당 과장으로 동호회에서 협조 요청이 와서 말씀드린 것뿐이지 강제는 아니”라고 말했다.
이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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