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 아사히글라스, 구조조정 예정···희망퇴직 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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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C화인테크노한국(아사히글라스)가 기업노조인 AGC화인테크노한국 노조와 구조조정에 합의했다. 아사히글라스는 경영상 이유를 들었는데, 구조조정 이후 고용안정은 지켜질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현장에서는 노사협의안에 고용안정 방안이 담기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지난달 30일 아시하글라스와 AGC화인테크노한국 노조는 노사 간 협의를 통해 구조조정에 합의했다. 올해 정년퇴직자, 만 35세 미만 또는 근속 10년 미만을 제외한 재직자에 대해 오는 12월 21일부로 퇴직할 희망퇴직자를 접수한다는 내용이다.

희망퇴직자에 대해서는 위로금을 지급한다. 56세 미만에 대해서는 평균 임금 3년치에 금 10돈 및 3,000만 원을 추가 지급하고, 56세 이상에 대해서는 정년까지 잔여기간 평균 임금 총액의 80%를 지급한다는 계획이다.

공개된 노사합의 내용 중에는 위로금 지급 외 고용안정 방안에 대한 언급은 없다. 외투기업의 경우, 당장의 손익과 무관하게 글로벌 공급망 구조조정에 따라 폐업을 감행한 사례도 있어, 노동자 고용안정 문제는 핵심 협의 과제다.

<뉴스민>은 합의 당사자인 사측과 AGC화인테크노한국노동조합에 구조조정에 대한 의견을 듣기 위해 전화 통화를 시도했지만, 사측에선 답을 얻을 수 없었고, 유재응 노조 위원장은 “사전에 약속이 안돼 인터뷰하기 그렇다”며 통화를 종료했다.

이들은 공고를 통해 “회사의 어려운 경영상황을 극복하고 경쟁력을 확보하여 사업을 지속하기 위하여 회사와 노조는 희망퇴직을 실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아사히글라스, 일본 본사에 배당금은 ‘펑펑’

노사가 구조조정에 합의했지만, 지난해까지 일본 아사히글라스 본사가 한국법인을 통해 ‘배당금 잔치’를 벌인 내역이 확인돼 구조조정은 경영 실패 책임을 노동자에게 전가하는 조처라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아사히글라스는 2018년 1,100억 원, 2019년 1,100억 원, 2020년 400억 원, 2021년 350억 원, 2022년 130억 원, 2023년 31억 원을 배당금으로 주주에게 지급했다.

아사히글라스는 일본 아사히글라스가 지분 67%를 보유하고 있다. 나머지 33%는 한국전기초자(주)가 갖고 있는데, 한국전기초자(주)는 일본 아사히글라스가 100% 소유하고 있어, 배당금은 모두 일본 아사히글라스 몫인 셈이다.

아사히글라스 내 복수노조인 금속노조 아사히글라스지회는 구조조정에 대한 합의 보다 지속가능한 현장에 대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경영상 어려움에 대해 정확한 자료나 상황이 확인되지 않고, 설명도 없는데 고용 유지나 생산 지속을 위한 계획이 노사 협의에서 확인되지 않는다고 지적하고 있다.

차헌호 아사히글라스지회장은 “공장에 남을 사람들에 대한 고용 보장 방안을 얻어내는 것이 핵심인데 이 또한 불투명하다”며 “구조조정에 합의하는 것보다 지속가능한 현장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구조조정 합의에 앞서 남은 사람들에 대한 고용 보장 기간이나, 적자시 본사 배당금을 활용한 고용 유지와 같은 고용안정 방안을 먼저 확보해야 했다”고 강조했다.

박중엽 기자
nahollow@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