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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7일 오후 5시 30분 경북 구미 금오시장로 삼일문고 강연장에서 구미 독자들을 위한 이하석·심강우·이복희·박상봉 시인 초청 북콘서트 ‘쪽빛 하늘과 바람에 듣는 푸른 목소리’가 열렸다.
구미의 문학동아리 ‘수요문학교실’이 설립 36주년 기념으로 마련한 이번 북콘서트는 이한석 구미문화재단 대표와 김완준 모악출판사 대표, 김용락 시인을 비롯한 작가들과 독자 등 약 50명이 참석한 가운데 90분 동안 열렸다.
북콘서트는 사회를 맡은 류경무 시인이 이하석 시인의 사행시집 <희게 애끓는, 응시>와 심강우 시인의 두 번째 시집 <사랑의 습관>에 대해 시인과 대담을 나누고, 박상봉 시인의 시집 2쇄 출판과 이복희 시인이 최근에 출간한 수필집 <내성천에는 은어도 별이 된다> 출판을 축하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시집<양이나 말처럼>의 저자 류경무 시인은 이하석 시인과 대담에서 “독특한 관찰자의 시선으로 세계를 응시해 온 이하석 시인이 이번에는 4행시라는 형식을 통해 현재성의 존재인식을 새롭게 확보한다. 어둡고 그늘진 삶이지만 끝끝내 살아내야 하는 버려진 존재를 향해 반백 년 시력의 시인은 짧지만 속 깊은 안부를 묻는다”고 말했다.
심강우 시인의 시집을 두곤 “벼랑 끝 마지막 수도원에 남은 단 한 사람의 ‘수도자’ 같은 심강우 시인. 금박의 노트에 한 땀 한 땀 신의 말씀을 새기듯 시를 새겨나가는 심강우의 엄밀함과 진중함은 시 ‘단추’에서 볼 수 있듯 새롭게 솟아오른 기표로서의 언어가 일반적 언어에서 본질적 언어로 치환되는 특이점을 보여준다”고 평했다.
이하석 시인은 젊은 시인들의 난해한 시에 대한 관객의 질문에 ”결국은 현실을 드러내는 방식, 그것이 나는 시라고 생각한다. 내가 몸담고 있는 현실을 근거로 드러내는 어떤 방식”이라며 “지금 젊은 시인들의 어려운 시는 녹록지 않은 현실성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어려운 시절을 사는 젊은이들을 위로하기도 했다.
행사를 이끈 박상봉 시인은 “수요문학교실은 1988년 11월 김선굉·장옥관 시인이 창립한 문학단체로 대구의 김용락 시인을 초청해 ‘한국 민중시의 현황’을 주제로 연 문학 강연이 시발점이 됐다. 지난 36년간 수요문학교실 문학강좌에 참여한 문인은 이창동 전 문화관광부 장관을 비롯한 문인수·이하석·김수복·이상호·박상천·송재학·박남철·이남호·오세영·박덕규·이규리 등 100명이 넘는다”고 소개했다.
‘가을에 만나는 네 사람의 시인’을 부제로 한 이번 북콘서트는 박소연, 박은숙, 석주윤, 윤주아, 최득실 등 시인과 독자들의 시 낭송이 더해졌고 지경광의 에어로폰 축하공연과 저자 팬 사인회로 막을 내렸다.
정용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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