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300여명 모여 “우리가 남이가. 사드 배치 철회하라”

성주군민 50여명 참석...평화 상징 푸른 리본 나눠줘
대구경북대책위 매주 화요일 서명운동, 촛불집회도 계획

23:35

“우리가 남이가, 사드 배치 막아내자!”
“우리가 성주다. 사드 배치 철회하라!”
“성주가 대한민국이다. 사드 배치 반대한다!”

22일 저녁 7시 대구 동성로 한일극장 앞에서는 ‘사드배치반대 대구경북대책위’가 주최한 사드 배치 반대 대구경북 평화대회가 열렸다. 평화대회에는 대구시민과 성주에서 올라온 성주군민 등 300여 명이 참석했다.

지난 13일 성주 사드 배치 결정이후 대구에서 처음 열린 평화대회에는 시작 20분 전부터 60여 명의 대구 시민들이 삼삼오오 모여 자리를 잡고 앉았다. 한쪽에서는 사드 배치 반대 서명 부스도 준비됐다. 서명 부스에서는 성주문학회가 처음 만들어 배부하기 시작한 푸른 리본도 나눠줬다.

▲대구 시민들이 사드배치 반대 서명운동에 동참하고 있다.
▲대구 시민들이 사드 배치 반대 서명운동에 동참하고 있다.

저녁 7시 집회 시각이 다가오자, 한일극장 앞에는 시민 약 300여 명이 자리잡았다. 이인수 성주사드배치저지투쟁위원회 실무기획팀장은 “성주 군민은 자발적으로 오고 싶은 사람들이 왔다”며 “얼마나 왔는지 파악은 되지 않는다. 나랑 같이 온 분이 20명 정도, 군데군데 있는 분들을 추산하면 5~60명 정도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성주에서 올라왔다는 한 주민은 “사람이 이사를 하는데도 절차가 있고 준비하는 게 많은데, 이건 너무 심하다고 생각했다”며 “사람을 너무 무시하는 게 아닌가. 매일 참석하는 촛불집회에서 대구에서도 이런 게 있다는 이야길 듣고 알리기 위해 찾아왔다”고 말했다.

주최 측은 집회 중간중간 사드에 대한 영상을 상영했다. 오마이TV가 성주 군민을 인터뷰한 영상에서 한 주민이 “유해하지 않다고 하는데, 유해하지 않으면 청와대에 설치하라”며 “아나운서들 하는 이야기 보면 입을 잡아 째고 싶다”고 말하는 부분에서 참가자들은 큰 환호성으로 화답했다.

이날 집회에서는 영상을 통해서 여러 가지 시도가 이뤄졌는데, 밤 8시 40분께에는 성주 군청 앞 성주 촛불집회 현장과 이원 생중계를 시도하기도 했다. 성주 촛불집회 현장과 동성로 평화대회 현장은 함께 파도타기 퍼포먼스를 진행하며 분위기를 올렸다.

사드

노태맹 대구경북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전 대표는 “전자파가 전공분야가 아니어서 잘 모른다. 논문도 찾아보고 공부했다”며 “결론이 뭐냐면 모르겠다. 저들이 내놓은 자료는 아무것도 설명해주지 않는다. 하지만 한가진 확실히 확인했다. 안전하다고 하는데 안전한지 아닌지를 알 수가 없다”고 전자파의 안전성을 입증할 과학적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

노 전 대표는 “괴담은 우리가 아니라 정부가 퍼뜨리고 있다”며 “레이더 기지 주변에 사는 사람에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에 대한 연구 논문을 보면 분명히 문제가 생긴다고들 한다. 성주는 400m 산이니 산 밑은 괜찮지 않겠냐고 하는데, 괜찮은 증거를 내놓아보라. 나는 그걸 찾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성주 군민들의 발언도 활발하게 이뤄졌다. 이인수 팀장은 “가슴이 먹먹하다. 저는 농부다. 성주에 사는 농부가 데모꾼이 됐다”며 “제가 기본적으로 이 말씀 드린다. 86% 지지로 대통령을 뽑아줬지 않나. 사과하겠다. 정말 죄송하다. 이제 잘하겠다”고 말했다.

이 팀장은 “우리는 성주에 사드가 오는 것을 반대하는 게 아니라 대한민국 어디도 안된다”며 “전자렌지도 앞에 서지 마라. 2m 떨어지라고 한다. 그런데 사드가 해가 없을 수 있느냐”고 꼬집었다.

또, “우리는 참외 농사를 짓고 산다. 사람이야 당장 피해를 입지 않겠지만, 벌, 곤충은 금방 죽는다”며 “농사는 사람만이 짓는 게 아니다. 벌과 사람이 함께 짓는 것이다. 이 정부가 그런 사실을 모른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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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주에서 고등학교를 다니고 있다는 학생도 발언에 나섰다. 이 학생은 “이 자리가 생각보다 많이 떨린다. 앞에서 많은 말들을 하셨다. 한 가지만 부탁드리겠다. 사드 배치 철회를 요구하는 백악관 청원이 진행되고 있다”며 “10만 명이 되어야 백악관 의견 전달이 되는데, 일주일이 지났는데 1만 명밖에 안 된다”고 말했다.

이 학생은 “온라인 서명해서 뭐할 수 있겠느냐 생각할 수 있지만, 우리 성주 군민들에게는 이것마저도 절실하다. 그래서 지금부터 빠르게 온라인 서명 방법을 설명해드리겠다”며 ‘위 더 피플(We the People)’에서 진행 중인 백악관 청원 서명 방법을 설명해 박수를 받았다.

한편, 사드배치반대대구경북대책위는 매주 화요일마다 동성로에서 서명운동을 진행하고, 대구에서도 사드 배치 반대 촛불집회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