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동구, 동화천 나무 579그루 벌목 논란

동구청, "침수 재해 방지 차원" 설명에도
환경단체·주민들, "산책로, 시설부터 문제... 수목 영향 적어"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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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 시대 ‘탄소흡수원’으로 대부분 지자체가 숲 가꾸기에 나서고 있지만, 최근 대구 동구(구청장 윤석준)가 하천 정비를 이유로 579그루를 벌목해 논란이다. 환경단체와 지역주민들은 하천 주변 개발이 문제라면서 지자체의 생태감수성 부재를 비판하고 나섰다.

27일 금호강 난개발 저지 대구경북공동대책위원회는 대구 동구 지묘동·연경동 주민들과 함께 대구 동구에서 진행 중인 동화천 하천정비사업 중단을 촉구했다.

동구는 지묘동 1345번지 일원 왕산교에서 대원사까지 2㎞ 구간 ‘동화천 하천정비사업’을 이달 19일부터 시작했다. 공사는 12월까지고, 사업비는 5억 원이다. 하천정비사업은 호안의 법면을 정비하고, 자연석을 쌓는 공사가 이뤄질 계획이다. 현재 벌목이 진행되고 있고, 벌목 대상 나무는 모두 579그루다.

▲ 대구 동구에서 하천정비사업의 일환으로 나무 579그루가 벌목돼 환경단체와 지역주민들이 비판하고 나섰다. (사진=대구환경운동연합)

동구 건설과 하천팀 관계자는 <뉴스민>에 “하천 흐름을 방해하고, 상류 쪽으로 침수 우려가 있어서 하천 내 재해 예방을 위해 지장 수목을 제거했다”며 “통상적인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금호강 난개발 저지 대구경북공동대책위원회와 지역 주민들은 보도자료를 통해 “이곳은 화담산을 끼고 동쪽은 동화천이 서쪽은 금호강이 흐르는 구간으로, 왕버들 군락이 화담산 수목과 조화를 이뤄 아름답게 자라난 곳”이라며 “보전해야 하는 곳을 ‘녹색 사막’으로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하천의 영역에 산책로를 만들고 운동시설을 들인 것부터 잘못이다. 하천 폭도 좁지 않아서 수목이 강물을 정체시켜 상류에 피해를 입게 한다는 설명은 궁색하다”며 “근본적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아름드리 왕버들 수목을 제거한 것은 임기응변으로 온전한 생태계만 망치게 된다”고 비판했다.

한편, 지난해 경북 예천군에서도 보문면 내성천변 버드나무 군락지를 지장목 제거의 일환으로 대거 벌목을 했다가 군수가 직접 나서 사과와 재발 방지를 약속한 일도 있다. 당시 예천군수는 향후 벌목이 필요한 상황이 생기면 환경단체와 관련 부서 협의를 통해 신중하게 접근하겠다고 했다. (관련기사=예천군수, 버드나무 싹쓸이 벌목 사과···”재발 방지 약속”(‘23.05.09))

장은미 기자
jem@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