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구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가 오는 28일 열리는 대구퀴어축제 장소를 반월당 대중교통지구에서 반월당 네거리 인근으로 조정했다. 경찰이 1개 차로로만 집회를 열라며 집회 제한 통고를 했고, 이에 대한 집행정지 신청을 법원이 기각하면서다. 조직위는 재판부가 집회의 자유를 침해했으며, 꾸준히 같은 장소에서 개최한 관행도 뒤집는 반인권적 결정이라고 규탄했다.
이번 축제는 예년과 달리 반월당 중앙대로(대중교통전용지구) 2차로를 사용하지 않고 반월당네거리(달구벌대로)에서 열린다. 이를 위해 조직위는 집회신고를 마친 상태며, 중앙네거리와 달구벌대로 교차지점인 반월당역 12번 출구 부근부터 봉산육거리 방향으로 3개차로를 이용해 축제를 열 계획이다.
조직위는 축제 특성상 참가자들의 소통이 원활해야 하며, 차량 통행이나 축제 반대 종교단체 등 안전상 우려를 예방하기 위해 기존 장소가 적합하다는 입장이지만, 법원의 기각 결정으로 축제 장소를 변경할 수밖에 없게 됐다.
조직위는 대중교통전용지구 1개 차로만 사용해 개최하면 사고 위험이 있어, 차선책으로 참가자 안전을 확보할 수 있는 지역으로 장소를 조정했다. 또 집회 장소 변경을 통해 집회의 자유를 온전히 보장하지 않은 경찰의 집회 제한 통고에 문제제기하는 의미도 담았다.
조직위는 “퀴어축제는 일반 집회와 달리 장소 내에서 이동하고 참여하는 소통이 핵심인 축제다. (경찰 안대로 1개 차로와 인도를 사용시) 환풍구, 화단, 분수대, 울타리 등 21개 지장물이 있어 인도에서 부스로 이동할 수도 없다. 행인과 손님, 많은 사람이 뒤엉켜 사고도 우려된다”며 “행사장 1m 거리에 버스가 다니는 것도 30km 제한 속도라 안전하다는 재판부의 판단이 의문스럽다”고 비판했다.
이어 “상인과 반대 단체가 낸 축제금지 가처분에 대해 대구지방법원 다른 재판부는 표현의 자유 제한을 우려하면서 기각했는데, 이번 재판부는 퀴어축제의 자유를 침해하고 관행에도 따르지 않는 반인권적인 결정을 했다”고 강조했다.
조직위는 “기각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우리는 부당한 공권력에 저항을 계속하면서 우리의 광장을 만들어갈 것”이라며 “28일 안전한 축제가 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26일 대구지방법원 제1행정부(재판장 채정선)는 조직위가 제기한 집행정지 가처분을 기각했다. 재판부는 조직위가 집회 제한 통고로 인해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입는다고 인정할 근거가 없다고 판시했다. (관련 기사=법원, 대구퀴어축제 가처분 기각···“1차로 제한 그대로 진행”(‘24.9.26.))
박중엽 기자
nahollow@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