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성산업단지 인근 주거지역 발암물질 초과 논란

연구용역 조사 결과 뒤늦게 알려져
대구시, "일시적 측정값... 연평균 측정값과 비교해야"
대구안실련, "진상조사 필요, 대구시 해명도 엉터리"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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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달성산업단지 인근 주거단지에서 1급 발암물질인 벤젠이 고농도로 검출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대구시는 일시적인 측정값으로 대기환경기준 이내로 관리되고 있다고 밝혔지만, 시민단체는 대구시가 상황을 축소하고 있다며 배출원 실태 추적 조사와 대책 마련 등을 촉구했다.

대구시의회가 대구가톨릭대학교 산학협력단에 의뢰한 ‘지역 내 대기유해물질 저감을 위한 조사 분석 및 해결방안’ 연구용역 보고서에 따르면, 대구 달성군 산업단지 주변 주거지역에서 1급 발암물질로 혈액암을 야기하는 벤젠이 4개 측정 지점 모두 기준치를 초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시의회는 악취 민원이 잇따르자 조사를 의뢰했고, 결과는 지난해 11월 나왔지만 지난 19일 TBC 보도를 통해서 알려졌다.

해당 보고서는 대구테크노폴리스 산업단지 영향권에 있는 ▲LH천년나무 1단지 주변 ▲대구과학관 천문대 주변 등 2개 지점, 달성2차 일반산업단지에 위치한 ▲낙동강 물 환경연구소 주변, 자동차 부품 제조업이 많이 입주해 있는 달성1차 일반산업단지 인근 ▲논공읍사무소 공단출장소 주변 등 총 4개 지점에서 측정했다.

벤젠 측정치는 기준치(5㎍/㎥)을 초과한 5.25 ㎍/㎥(LH천년나무 1단지 주변, 오전 10시~12시), 5.29 ㎍/㎥(대구과학관 천문대 주변, 오전 10시~12시), 5.57 ㎍/㎥(낙동강 물환경연구소 주변, 오후 6시~8시), 7.58 ㎍/㎥(오후 10시~12시) 등으로 확인됐다.

20일 대구시는 해명 자료를 “벤젠의 대기환경기준은 연평균 측정값으로 비교해야 하므로, 일시적인 측정값으로 대기환경기준을 초과한다고 볼 수 없다”며 “2023년 대구광역시 보건환경연구원 측정결과 달성1, 2산업단지, 대구국가산업단지, 테크노산업단지 등 4개소에서 이동식 유해대기물질 측정차량을 이용하여 매월 또는 격월로 벤젠을 측정한 결과, 평균 0.3~0.6㎍/㎥로 대기환경기준 이내”라고 했다.

▲ 테크노폴리스 산업단지 전경 (사진=대구안실련)

대구시는 “환경부에서 신설 운영하고 있는 달성산단 유해대기물질측정소는 2023년 4월부터 24시간 상시 측정되고 있으며, 0.07~0.35㎍/㎥으로 평균 0.18㎍/㎥의 측정값”이라면서 “산업단지 내 대기오염물질 배출업소 관리를 강화하고, 특히 주거지역에 인접한 산업단지로 인한 피해예방을 위해 환경부에 상시 유해대기물질측정망을 추가 설치해 줄 것을 건의하겠다”고 전했다.

23일 (사)대구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대구안실련)도 보도자료를 내고, 벤젠 등 특정 유해물질에 대한 사용 및 배출원 실태를 추적 조사하고, 지역주민에 대한 건강 유해도 조사 등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특히 지난해 11월 연구용역 보고서 결과가 나왔음에도 특별한 대책 없이 방치한 것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특히 대구시 해명과 관련해 사실 관계에도 문제가 있다고 했다. 김중진 대구안실련 공동대표는 <뉴스민>과 통화에서 “대구시가 근거로 든 환경부 유해대기물질 측정 결과 자료 데이터를 확인하면, 단위가 ㎍/㎥이 아니라 ppb기 때문에 이를 환산하면 실제 수치가 더 높다. 대구시가 고의적으로 상황을 축소하고 있다”며 “대구시의 해명은 엉터리다. 시민을 기만하는 것이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게다가 대구시 측정 자료는 악취 민원 시간대가 아니고, 환경부 측정 지점 역시 위치가 더 떨어져 있다. 이처럼 대구시는 사실 관계를 축소할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은미 기자
jem@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