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TK신공항 부지 변경·대구시 직접 시공 검토

군위군 사업 포기 방식으로 부지 재선정 시사
홍, “플랜B, 이것저것 따지면 나쁠 것 없어”
SPC로 가면 이자만 14조 원···대구시 직접 시공 방안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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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시장이 대구경북통합신공항 부지를 새로 검토하는 방안을 공식화했다. 홍 시장은 추석 명절을 앞두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신공항 화물터미널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시행할 ‘컨틴전시’ 플랜이 부지 재선정이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홍 시장은 지지부진한 SPC 구성 대신 대구시가 직접 신공항 시공에 나서는 방안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11일 홍준표 시장은 산격동 대구시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지지부진한 난제 5가지(통합신공항·행정통합·신청사·취수원·군부대 이전)에 대한 해법을 설명했다. (사진=대구시)

11일 홍준표 시장은 산격동 대구시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지지부진한 난제 5가지(통합신공항·행정통합·신청사·취수원·군부대 이전)에 대한 해법을 설명했다. 특히 신공항 건설과 관련해선 지난해부터 화물터미널 문제로 의성군이 반발하고 있는 점을 강하게 성토하면서, 연말까지 해결되지 않으면 이른바 컨틴전시 플랜을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군위군(소보면)과 공동 부지로 선정된 의성군(비안면)은 지난해부터 화물터미널 위치를 두고 강경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의성군은 대구시와 경북도, 의성군, 군위군이 맺은 합의에 따라 화물터미널을 의성군에 둬야 한다고 주장했고, 최근 국토교통부가 군위군과 의성군에 각각 화물터미널을 두는 방안을 제안했지만 거부한 상태다. 국토부가 제안한 부지가 확장성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를 두고 홍 시장은 “국방부와 국토부는 (화물터미널 부지를) 동쪽으로 하자고 했다. 근데 의성군에서는 서쪽으로 하자고 한다. (항공기가) 서쪽으로 가려면 군 활주로 위를 지나가야 된다. 크로스해서. 이게 가능한가? 전투기가 이착륙을 계속하는데”라며 “또 여기는 계곡이다. 250m 다리를 놔야 한다. 거기에 항공브로커가 있는 줄 알지만, 이런 식으로 억지를 부리면 사업 자체를 못한다. 4,500억 원이 추가로 든다”고 지적했다.

이어 “작년 10월에 컨틴전시 플랜을 만들라고 했다. 1년을 기다려줬다. 이런 식으로 터무니없는 주장을 하니까, 더 이상 협의하다가는 사업 자체가 표류할 수도 있다. 여기서 그치지 않을 거다. 토지 수용을 해야 되는데, 수용 보상가 때문에 드러눕고, 가스통 가지고 저항하면 사업 진행되겠나”라며 “우리가 작년부터 합의가 안 될 때 대비해서 플랜B를 준비하고 있다. 정부 측에도 이야기했다. 플랜B를 하게 되면 2년 정도 추가 일정이 소요된다”고 밝혔다.

홍 시장은 “연말 되면 기본계획 고시를 해야 되는데, 기본계획 고시를 하고 난 뒤엔 플랜B는 의미가 없다. 공시하기 전에 플랜B를 구체화해서 할 수밖에 없다”며 “플랜B로 가면 건설 단가는 높아진다. 우보(군위군 우보면) 지역은 토공 물량이 많아서다. 그러나 국가 전체로 봐선 의성군에 약속한 수조 원의 철도, 사회간접자본 시설 안 해도 된다. 이것저것 따져보면 플랜B가 전혀 나쁘지 않다”고 부지 변경을 시사했다.

홍 시장은 부지 변경을 추진하는 방안으로 대구시로 편입된 군위군이 사업을 포기하는 방식을 거론했다. 공동 유치 지역 중 한 곳이 포기를 해버리면 부지 선정 자체가 무위가 된다는 논리다. 홍 시장은 “의성군에 작년에 사업을 포기하라고 했는데 포기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런데 군위가 포기하면 어떻게 되나? 공동 유치를 한 둘 중 하나가 포기해버리면 그 결정이 어떻게 되는 건가?”라며 “의성이 포기 안 하더라도 군위가 포기해버리면 그 결정이 무산되는 거 아닌가”라고 말했다.

군위군 사업 포기 방식으로 부지 재선정 시사
홍, “플랜B, 이것저것 따지면 나쁠 것 없어”
SPC로 가면 이자만 14조 원···대구시 직접 시공 방안 검토

홍 시장은 지지부진하게 추진되는 신공항 건설 SPC 구성도 새로운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홍 시장은 최근 완료된 용역 결과를 인용해 ▲SPC 구성 ▲SPC+대구시 ▲대구시 단독 시공을 비교해 보면 대구시 단독이 경제적으로 이익이라고 설명했다.

SPC로 추진한다면 자금 조달 금리 7.8%로 산정할 때 이자만 14조 8,000억 원이 소요돼 최종적으로 사업은 8조 원 적자가 나지만, 대구시가 단독으로 추진하면 반대로 8조 원이 흑자로 남는다는 설명이다. 대구시가 단독으로 할 경우엔 민간사업자에 대한 특혜 시비도 사전에 방지할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다만, 대구시가 단독으로 할 경우 낮은 이자로 공적 자금을 끌어다 쓸 수 있어야 하고, 그로 인해 대구시 채무 비중이 늘어난다는 문제가 있다. 홍 시장은 “공적 자금을 장기 저리로 빌려와야 한다. 이율이 지금은 3.5% 정도여서 이자는 3조 1,000억 원 정도”라며 “SPC와 이자 차만 11조 7,000억 원 차이가 난다. 그만큼 부채 비율이 폭발적으로 올라가니까, 그걸 정부에서 부채로 비율로 계산하는 걸 빼달라고 요청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상원 기자
solee412@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