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부터 약 일주일 동안 KBS, MBC 사드 관련 보도를 분석한 결과 정부 주장을 검증하는 보도는 한 건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태평로 전국언론노동조합 회의실에서 사드 배치 논란 언론보도 긴급 토론회에서 김언경 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은 지난 8~19일 사이 언론 보도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 8~14일 사이 공중파 3사와 종합편성채널 4사 방송 보도를 분석한 결과, KBS, MBC는 사드 관련 검증 보도가 단 한 건도 없었다. 반면, 전자파 무해 등 정부 입장을 받아쓰는 보도는 KBS가 18건, MBC가 16건으로 7개사 중 가장 많았다.
김언경 사무처장은 “7월 13일 KBS와 MBC 보도를 보면 누가 마치 시킨 것처럼 내용과 제목 뽑기가 거의 비슷하다. 국방부 주장을 검증하는 내용 하나 없이 보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더구나 KBS는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는 보도를 한 건도 하지 않았고, MBC가 1건 채널A가 2건 보도하는 수준에 그쳤다.
이어 김 사무처장은 종합편성채널의 ‘외부세력 개입론’, ‘괴담론’, ‘보상을 바라는 속물론’ 등을 지적했다.
권성훈 언론노조 매일신문지부장은 “이건 마치 판사가 살인 용의자를 잡아서 살해에 대해 묻는 게 아니라 절도, 과거 음주운전 경력을 가지고 시비 삼는 것과 마찬가지다. 전자파 유해성과 외부세력 개입이 그런 부분”이라며 “진짜 중요한 것은 생명과 안전, 주민들의 생존권, 정부의 절차적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 사무처장은 “종편의 시사토크쇼는 분노가 멈추지 않는 수준”이라며 “앞으로 얼마나 진흙탕같은 기사들이 쏟아져 나올지 걱정된다. 성주군민들이 그런 말도 안 되는 프레임에 위축되거나 휘말리지 않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성주군민들 자체적 언론 검열 나서…“언론이 성주를 고립시키고 있다”
한편, 언론의 악의적인 왜곡보도에 성주군민들은 자체적인 언론 검열에 나섰다.
성주에서 농사를 짓는 배윤호 씨는 “오늘 토론회에서 얻어가는 부분이 많은 것 같다. 그동안 우리가 싸우면서 힘든 게 언론에서 자꾸 외부세력, 님비현상, 안보 논리로만 밀어붙였다”며 “우리는 대부분 전문가가 아니다. 그러다보니 여기에 대해 성주군민이 논리적으로 대응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재동 사드배치반대성주투쟁위원회 홍보분과위원(성주군농민회장)은 “요즘에는 인터뷰를 할 때 다 녹음을 하라고 지침을 내린다. 제가 하는 이야기를 그대로 실어주면 인터뷰하겠다고 한다”며 “특히 TV조선처럼 작은 말꼬리를 잡아서 마음대로 소설을 쓰는 언론은 될 수 있으면 인터뷰도 안 한다. 투쟁위에서 대변인도 두고 있지만 아직 많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어 “언론에서 나오는 것을 보면 성주를 정말 고립시키려는 것 같다. 군민들 간 분란을 조장하려는 의도인 것 같다”며 “이런 왜곡 보도를 하는 언론을 엄정히 대처할 수 있는 방법, 제대로 처벌할 수 있는 법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