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보다 온열질환자 23% 증가···9월 늦더위 주의

온열질환 감시체계 5월 20일~ 9월 4일까지 살펴보니
경북은 269명, 대구는 63명 온열질환자 발생
올 여름, 평균기온 및 열대야 일수 기상 관측 이래 최고치
올해 전국 폭염일수는 24일로 역대 3위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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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발생한 온열질환자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3.26%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기후위기가 온열질환자 증가세를 통해서도 드러나는 셈이다. 또한 9월에도 무더위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온열질환 관련 대비도 필요한 상황이다.

온열질환 응급실 감시체계(온열질환 감시체계)에 따르면 지난 5월 20일부터 9월 4일까지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3,359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온열질환자(2,725명) 대비 23.26%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온열질환 감시체계는 매년 5월 20일부터 9월 30일까지 4달 간, 전국 500여 개 응급실 운영 의료기관이 관할 보건소 및 시·도, 질병관리청과 협력해 응급실에 내원한 온열질환자를 파악하고 폭염의 건강 영향을 감시하기 위해 운영한다.

온열질환은 열로 인해 발생하는 급성질환으로 뜨거운 환경에 장시간 노출 시 두통, 어지러움, 근육경련, 피로감, 의식저하 등의 증상을 보이고, 방치 시에는 생명이 위태로울 수 있는 질병이다. 열사병과 열탈진이 대표적이고 열경련, 열실신, 열부종, 기타 등으로 구분한다. 다만 전국 응급실 운영 의료기관의 자발적 참여를 통해 수집된 신고자료로 집계되지 않은 발생도 있을 수 있다.

올 여름 온열질환자 가장 많은 지역, 경기
경북은 269명, 대구는 63명
온열질환 취약 계층은 65세 이상 노령자

관련 통계가 집계된 이달 4일까지 운영 상황을 살펴보면, 전국적으로 파악된 온열질환자는 3,359명으로 경기에서 697명이 발생해 가장 많았다. 그 다음으로 경남 333명, 경북 269명, 서울 220명 순이었다. 온열질환자가 가장 적은 지역은 세종으로 27명이다. 그 다음은 광주 62명, 대구와 대전이 각 63명으로 온열질환 발생자가 적은 편에 속했다. 다만 인구대비 온열질환자 발생 비율은 경기보다 경북이 월등히 높다.

온열질환으로 인한 추정 사망자는 별도 집계됐는데, 전국 30명으로 지난해 31명과 큰 차이는 없었다. 올해 온열질환 추정 사망자는 경남이 6명으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으로 경북과 충남이 각 4명이었다. 경기 지역은 온열질환 발생자는 많았지만, 사망자는 1명에 불과했고, 대구와 부산, 인천, 광주도 사망자는 1명이었다.

온열질환자가 269명 발생한 경북은 지난해 같은 기간 240명 보다 12.08% 가량 늘어난 수치다. 각 시군별로 살펴보면 포항시가 67명으로 가장 많았고, 구미시가 56명, 김천시 24명, 경주시 23명, 안동시 17명 등으로 확인된다. 영덕군은 유일하게 온열질환자가 1명도 없는 것으로 집계됐다.

대구는 지난해 온열질환자 56명에서 올해 63명(12.5%)으로 늘었다. 대구는 중구 11명, 수성구 10명, 달서구 9명이었다.

전국 온열질환자 유형을 살펴보면 남성(2,630명, 78.3%)이 여성(729명, 21.7%) 보다 많았다. 연령별로는 50대 19%(639명), 60대가 18.5%(623명)를 차지했다. 70대 11.6%(390명), 80대 이상 10.3%(347명) 등 65세 이상이 30.6%(1,029명)로 비중이 높은 것으로 확인된다.

직업별로는 단순노무 종사자가 23.7%(796명)로 비중이 컸다. 질환 유형으로 열탈진이 55.4%(1,860명)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열사병 20.4%(684명), 열경련 14.8%(498명), 열실신 8%(270명) 순이다. 열탈진은 체온이 정상 혹은 상승하고 과도한 발한과 극심한 피로, 근육경련, 구토 증상 등이 나타나고, 열사병은 중추신경 기능장애, 땀이 나지않아 건조하고 뜨거운 피부와 함께 심한 두통, 오한, 빈맥 등이 특징이다.

발생 시간은 ‘오전 6시~10시’ 11%(370명), ‘오후 3~4시’ 10.5%(352명), ‘오후 2시~3시’ 10.1%(338명) 순이었다. 오전 시간에도 온열질환 발생이 높은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발생 장소는 실외 78.2%(2,626명)였고, 그 중에서 작업장 31.2%(1,049명), 논밭 14.3%(479명) 등이 차지했다. 상대적으로 실내(733명, 21.8%)발생 수는 적었지만, 실내작업장(296명) 8.8%, 집(219명) 6.5% 등으로 나타나 실내 역시 온열질환에 노출될 위험이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 대구 시내에 마련된 실외 무더위쉼터 모습 (사진=대구시)

올 여름 폭염 상황은 어땠을까
다가오는 9월 늦더위도 주의 필요

5일 기상청(청장 장동언)이 발표한 ‘2024년 여름철(6~8월) 기후분석 결과’에 따르면, 올해 여름 평균기온과 열대야 일수가 1973년 기상 관측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여름철 전국 평균기온은 평년(23.7도) 보다 1.9도 높은 25.6도로 나타났다. 지난해는 24.7도, 2018년은 25.3도로 나타났다. 평년은 1991년부터 2020년 기간의 평균 값이다.

기상청은 “6월 중순 이후로 기온이 꾸준히 평년보다 높았고, 일반적으로 비로 인해 기온이 떨어지는 장마철 기간에도 대체로 기온이 평년보다 높았다”며 “습하고 더운 공기가 남서풍을 타고 우리나라에 지속적으로 유입되면서 높은 습도로 밤 사이에도 기온이 떨어지지 않는 열대야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기상청은 7월 하순부터 8월 하순까지 기간을 두고, “장기간 따뜻한 티베트 고기압과 북태평양 고기압이 우리나라 상공을 덮으면서 맑은 날이 많아 낮 동안 강한 햇볕으로 높은 기온이 지속됐다. 이로 인해 8월 평균 기온이 평년 보다 2.8℃ 높았다”고 했다.

올 여름 전국 평균 폭염일수는 24일로, 역대 3위를 기록했는데, 이는 평년(10.6일) 보다 2.3배 많은 수치다. 열대야 일수는 20.2일로 역대 1위로, 평년(6.5일) 대비 3.1배다. 여름철 폭염일수 최다 발생 년도는 2018년(31일)과 1994년(28.5일)이나, 열대야 일수 최다 순위는 올 여름(20.2일)이었고, 2018년(16.5일)로 그 다음이었다.

기상청에서 발표한 9월 16일부터 10월 13일까지 1개월 기후 전망치를 보면, 해당 기간 모두 평년 보다 높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기상청은 9월 16일~22일 기간에 이상 고온 발생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다.

장은미 기자
jem@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