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한울 수사 지연, 계속되는 생계 압박···”기소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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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양·한울기공(조양한울) 대표이사에 대한 검찰 수사가 노동청 송치 후 6개월이 지나도록 결론이 나지 않고 있다. 노조는 검찰 수사가 지연되는 동안 현장에서 여전히 노조 탄압이 이어지고 있다며 대표 구속과 신속한 수사를 촉구했다. 앞서 노조는 대표 측이 노조 활동 지배개입등 노조탄압, 적법한 쟁의행위에 대해 위법하게 직장폐쇄를 했다는 등의 혐의로 노동청에 고발한 바 있다.

▲5일 금속노조 대구지부는 대구지방검찰청 서부지청 정문 앞에서 ‘조양 기경도 대표이사 부당노동행위 늑장 기소 규탄 및 구속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금속노조 대구지부)

5일 오전 10시 금속노조 대구지부는 대구지검 서부지청 앞에서 ‘(주)조양 기경도 대표이사 부당노동행위 늑장 기소 규탄 및 구속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경도 대표이사의 구체적 혐의는 2022년 8월 금속노조 설립 당시 확인된 지배개입(금속노조 탈퇴회유, 금품매수 시도 등), 적법한 쟁의기간에 불법직장폐쇄 단행 등이다. 이밖에 기 대표이사의 업무상 횡령·배임 혐의는 검찰의 불구속기소 이후 재판을 앞두고 있다.

노조는 기 대표이사에 대한 처벌이 이뤄져야 노사 간 분쟁이 끝날 것으로 여기고 있다. 기 대표이사의 부당노동행위 관련 혐의 수사는 지난 2월 대구지방고용노동청 서부지청의 기소의견 송치 후 6개월이 지났지만, 종결되지 않았다.

노조는 5일 “기 대표이사는 아직도 회사에서 ‘나는 부당노동행위 한 적이 없다’, ‘기껏해야 벌금이다’는 식으로 부당노동행위와 노조탄압을 이어가고 있다”며 “검찰의 늑장 기소가 대표이사에게 면죄부를 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작년 5월부터 최근까지 이어진 조양한울 노사 간 분쟁 타임라인

손기백 조양한울분회장은 “해고부터 복직, 순환휴직까지 연달아 이어지며 조합원들의 생계 부담이 커졌다. (조합원들이 희망퇴직한 게) 괴롭지만 당사자들만큼 괴롭겠나. 추후 회사가 정상화되면 우선적으로 복직할 수 있도록 하는 조항을 노사 합의서에 넣었다”며 “직장폐쇄, 부당해고, 순환 휴직 등 일련의 과정이 노조를 없애려고 사측이 계획한 거라 보고 있다. 대표이사는 여전히 징계, 전환 배치, 임금 미지급, 조합 사무실 폐쇄 등 여러 방법으로 노조 탄압을 이어가고 있다. 길어지더라도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조양한울은 전 직원이 29명으로, 지난해 5월 민주노총 금속노조 대구지부 조양한울분회와 회사가 단체협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갈등이 발생해 109일간 파업을 진행했다. 회사는 파업이 시작된 바로 다음 날 직장폐쇄를 단행했다. 파업이 끝난 뒤에도 사측은 노조 조합원 위주로 순환휴직에 들어갔다. 지난해 12월 손기백 조양한울분회장을 징계 해고한 데 이어 올해 1월 1일에는 조합원 11명을 경영 악화를 이유로 해고했다. 이후 노조는 경북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노동행위,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제기했고 경북지노위가 이를 인용하면서 조합원들은 4개월여 만에 복직했다.

해고됐던 노동자들이 회사로 돌아온 뒤에도 사측은 순환휴직을 통보하고 노조 사무장을 징계위원회에 해부하는 등 갈등을 이어가고 있다. 7월 25일에는 이를 버티다 못해 9명이 희망퇴직했다. 해고 후 복직된 노동자 5명도 포함됐다. 손 분회장 역시 아직 회사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손 분회장의 부당해고,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은 경북지방노동위원회에 이어 중앙노동위원회에서도 기각됐다. 노조는 관련해 진행 중인 재판 결과가 나온 이후 행정 소송을 이어갈 예정이다.

▲지난달 31일 사측은 노동조합 사무실 공간 일부에 가벽과 문을 만드는 공사를 진행했다. 손 분회장은 “사전 통보나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주말을 이용해 공사해 버렸다”고 말했다. (사진=조양한울분회)

김보현 기자
bh@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