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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흥행과 함께 대구 라이온즈파크를 비롯한 야구장 쓰레기 문제도 새롭게 떠올랐다. 환경단체에서는 야구장이 막대한 양의 폐기물을 배출하는 만큼 기후위기 시대에 분리배출 강화와 다회용기 사용 등을 통해 배출량 감소에 나서야 한다고 요구했다. 라이온즈파크는 지난 3일, 2016년 구장 개장 이후 8년 만에 평일 경기 만원 관중을 달성했고 지난 달엔 프로 출범 후 처음으로 한 시즌 홈 구장 100만 관중을 돌파했다.(관련기사=[현장] 대구 라이온즈파크, 야구 흥행 만큼 늘어난 쓰레기 어쩌나(‘24.08.04))
녹색연합은 5일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삼성라이온즈를 비롯한 10개 프로야구 구단을 상대로 야구 흥행 만큼 심각해진 쓰레기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설 것을 촉구했다.
녹색연합은 “지난 8월 기후위기로 인한 극심한 폭염으로 프로야구 42년 역사상 처음으로 야구 경기가 취소되는 일이 연이어 일어났다”며 “더운 날씨로 급증한 전력사용량 때문에 야구장 전체가 정전이 되는 사태도 있었다. 지금 프로야구가 겪는 기후위기는 막대한 온실가스 배출의 영향”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는 과도한 일회용품 사용과 처리 한계를 넘은 쓰레기 문제와 밀접하다. 야구장은 전국 스포츠시설 중 가장 많은 쓰레기를 배출하며, 1인당 하루 평균 폐기물 발생량도 가장 많은 곳이라는 점에서 쓰레기 문제 개선이 시급하다”며 “기후위기 시대, 더이상 환경을 오염시키지 않는 야구를 위해서는 야구장의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녹색연합은 지난 6월 20일부터 7월 27일까지 프로야구 10개 구단이 운영하는 전국 9개 프로야구장을 방문한 관람객 2,02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인식 조사 결과도 발표했다. 조사에 따르면, 야구 관람객 83%(매우 심각 33%, 심각하다 50%)가 쓰레기 문제의 심각성을 느끼고 있었다.
또 야구장에서 쓰레기를 재질별로 분리배출 하는 것에 대해 56%(매우 어려움 17%, 어려움 39%)가 어려움을 느꼈다. 가장 시급한 분리배출 대책은 ‘분리배출 품목 표시가 잘 보이도록 하는 것(34%)’과 사람이 몰리지 않도록 쓰레기통 위치를 변경(33%)’을 우선적으로 꼽았다.
일부 야구장에서 실시되는 다회용기 주문에 대한 인식도 아직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알고있다(32%)가 많았지만, ‘전혀 모른다(25%)’, ‘들어봤지만 세부내용은 모른다(29%)’는 답변도 적지 않았다. 야구장에서 다회용기 서비스 이용자 역시 36%에 그쳤다.
응답자들은 야구장 쓰레기 문제 해결 대책으로 ‘관람객들의 적극적인 다회용기 이용과 쓰레기 분리배출 노력(39%)’, 프로야구단의 다회용기 서비스 도입과 확대(29%), KBO의 쓰레기 배출 저감을 위한 가이드 마련과 홍보(26%) 등을 언급했다.
녹색연합은 지난 5월부터 8월 사이에 진행된 10개 구단이 운영하는 9개 야구장 현장 조사 결과도 진행했다. 녹색연합은 “다회용기를 도입한 구장이 늘었지만, 대부분 구장이 일회용품 사용을 지속하고 있다”면서 “일부 구장의 쓰레기 분리배출 체계 개선 노력은 확인되지만, 9개 구장 모두 분리배출이 이행되지 않아 혼합 배출 문제가 심각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회용기 서비스 도입을 확대하고, 이용 활성화 정책이 필요하다”며 “재질별 분리배출함 세부화, 쓰레기통 시인성 강화 등이 일부 구장에서 확인되지만 퇴장 시 관중들이 몰리면서 쓰레기 배출이 어려운 상황이고, 일부 구장은 품목 미표시 등 분리배출이 아예 불가능한 구조”라고 덧붙였다.
녹색연합은 KBO와 프로야구 구단, 환경부가 야구장 쓰레기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면서도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녹색연합은 “KBO와 구단, 환경부가 지난해 ‘일회용품 없는 야구장 조성을 위한 자발적 협약’을 체결했지만, 실질적 대책으로 보기 어렵다”면서 “구단의 자발적 참여가 아니라 스포츠시설에서 일회용품 사용을 억제하는 규제 방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장은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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