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주군민 1천5백여 명은 대규모 상경 하루 전인 20일 저녁에도 성주군청 앞에서 촛불집회를 열고 “사드배치 철회”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은 상경 집회 준비와 더불어 언론의 왜곡/편파 보도에 대한 비판과 대응방법을 모색했다.
“평화적인 시위 통해 국민들에게 알리겠다”
“평화 상징하는 파란색 평화리본 널리 퍼뜨리자”
촛불집회 시작과 함께 투쟁위원 10명이 나와 21일 오후 2시 서울역 광장에서 열릴 ‘사드 배치 철회’ 대규모 집회 개최에 대한 결의를 밝혔다.
투쟁위원들은 “내일 집회에는 사드를 찬성하는 집단도 침투해 오만 군민을 분열시키기 위한 조작이 있지 않을까 걱정된다”며 “언론이 순수한 성주군민을 좌파, 종북세력으로 매도하고 있는데, 이럴 때일수록 상경 시위를 할 때 질서를 지키고, 평화적인 시위를 해달라. 투쟁위는 평화적 시위를 할 것을 전국의 국민 여러분에게 약속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내일 집회 때 함께 부를 노래 배우기 시간이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헌법 제1조’, ‘농민가’와 더불어 대중가요 ‘내 나이가 어때서’를 개사한 ‘최적지가 왠말이냐’를 함께 불렀다.
이날 촛불집회 사회를 맡은 농민 박수규 씨는 “파란색 평화리본을 우리 식별 표식으로 하자, 리본이 없는 사람들은 외부인으로 규정하자는 제안도 있고, 전 국민이 다 달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제안도 있다”고 참석자들에게 이야기를 꺼냈다.
박수규 씨는 “외부세력은 따로 있는 게 아니다. 사드에 찬성하거나 사드 받으면 좋은 거 주겠다고 꼬시는 이들이 외부세력이라고 생각한다. 파란색 평화리본을 성주군민 식별표식으로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것 같다. 그래서 성주군민이 만나는 사람들에게 파란리본을 전파하자”고 제안하자 촛불집회 참석자들은 큰 호응으로 동의를 드러냈다.
이날 참가자들은 “오만군민 위협하는 사드배치 철회하라”, “동북아 평화 위협하는 사드배치 철회라”, “이 땅 어디에도 사드는 안 된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왜곡보도 언론에 대한 갑갑함 느낀 성주군민
“믿을 수 있는 언론사 선정해 표찰 나눠주자”
“왜곡 언론 가려내자” 등 다양한 의견 나와
그동안 성주군민을 폭력세력, 이른바 ‘외부세력’에 이용당하는 사람으로 보도한 언론에 갑갑함을 느낀 참석자들은 언론에 대한 비판과 대응방향을 모색했다. 왜곡보도로 인해 언론과 접촉을 꺼리게 된 군민이 믿을 수 있는 언론사를 선정해 ‘프레스’ 표찰을 나눠주자는 제안이 나왔다. 그리고 이를 투쟁위에서 공식적으로 논의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어 매일 촛불집회 때마다 언론브리핑을 하는 배윤호(가천면, 60) 씨가 나섰다. 배 씨는 “경찰은 평화로운 촛불문화제를 하는 군민을 사드 찬성하는 사람들로부터 보호해야 한다”며 “우리의 시위 목적은 폭력을 행사하는 게 아니라 우리 주장을 알리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배 씨는 팩트TV, 오마이뉴스, 민중의 소리, 한겨레, 경향신문, 뉴스민, 평화뉴스 등의 매체를 언급하며 “우리의 수준을 높이는 언론은 육성하고 왜곡보도하는 언론은 철저하게 가려내자”고 말했다.
자유발언에 나선 한 군민은 “사드 배치 이야기가 들리니까 첫날 촛불집회에서 군수님이 나왔다. 그러면서 대표로 재향군인회 회장님을 내세웠다. 군수님, 이거 짜고 치는 고스톱 아닙니까. 군수가 나서든지, 국회의원이 나서든지, 옷 벗고 나서야 정상 아닙니까. 두고 보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군수, 국회의원 선출직 아닙니까. 선출직은 우리 뜻을 못 거스른다. 그런데 (사드 배치) 왜 몰랐겠어요. 알았겠지요. 그런데 이거 하나는 지켜주이소. 성주군 의원님들하고 배지 뗄 때 뗀다고 하는데, 내 같으면 벌써 머리 깎고, 탈당했을 것”이라며 새누리당 소속 군수와 군의원에게 적극 투쟁에 나설 것을 당부했다.
배재만 성주군의회 의장은 “15일 국무총리가 왔을 때 절차적으로 잘못했다고 했지만, 철회가 안 되고 있다. 그런데 우리 군민들이 너무 자랑스럽다. 군민들이 똘똘 뭉쳐서 싸우니 의장으로서 고맙고 감사하다”며 “군의회 직원들도 저녁 11시까지 고생하고 있다. 박수 한 번 쳐주자. 사드가 철회될 때까지 저도 이 한 몸 바치겠다”고 대규모 집회에 앞서 결의를 밝혔다.
21일 오전 성주군민 2천여 명은 읍.면 단위로 모여서 버스 50여 대를 타고 오후 2시 서울역 광장에서 열리는 사드 배치 반대 집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상경 버스에도 사드 배치 반대 현수막을 내걸고, 서울시민들에게 사드 배치 철회를 요구하는 홍보물도 만들어 돌릴 예정이다.
한편, 대규모 집회가 열리는 21일 오전 11시 언론노조는 회의실(한국프레스센터 서울시 중구 태평로 1가 25번지)에서 성주군민의 사드 배치 반대 운동을 왜곡하고, 정부 입장만 편파적으로 알린 언론을 되짚기 위한 긴급 토론회 ‘성주 군민, 언론에게 묻는다’를 연다. 이 자리에는 성주군민 2명도 토론자로 참석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