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탄소중립은 어디로?] ② 전기차 보급에 7,000억 쓰는데···목표 달성은?

전기차 보급 정책 지난해 목표 미달, 올해도 쉽지 않아
전기차 수요 침체, 화재로 전기차 보급 효과 제한적
수송, 폐기물 온실가스 증가 추세 바꾸기 어려워
폐기물 분야, 온통 '정성사업'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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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지난 4월 정부가 제1차 국가 탄소중립 녹색성장 기본계획을 발표했고, 5월에는 각 지자체도 제1차 탄소중립 녹색성장 기본계획을 발표하고 나섰다. 대구시와 경북도 1차 계획을 최종 확정했다. 탄소중립기본법은 2030년까지 못해도 2018년 대비 40%까지 탄소배출량을 줄일 것을 못 박고 있다. 대구시와 경북도가 내놓은 계획은 이 목표를 충분히 달성할 수 있을까? <뉴스민>은 대구시와 경북도가 내놓은 계획이 더 나은 지구 환경을 가져올 수 있을지 분석해봤다.

[경북 탄소중립은 어디로?] ① 경북 탄소중립 성패 좌우할 산림도 ‘고령화’

경북도가 앞으로 5년 간 탄소 감축 예산을 투입하는 ▲건물 ▲수송 ▲농축산 ▲폐기물 부문 중 예산 비중이 큰 부문은 수송이다. 수송 부문에만 1조 863억 4,200만 원, 흡수원을 포함한 5개 부문 전체에 쓸 예산(2조 5,842억 5,960억 원)의 42.04%을 쓴다. 수송 부문에서도 7,001억 1,800만 원을 투입하는 승용차, 화물, 버스 등 친환경 전기차 보급에 집중적인 관심을 쏟는다. 전기차 보급 예산은 전체 예산의 27.09%를 차지한다.

하지만 전기차 보급을 통한 탄소 감축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우선 경북도가 지난해와 올해 전기차 보급 사업 현황을 보면, 모두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했다. 7월 말 기준으로 올해 전기차 보급 물량은 3,002대다. 올해 목표 물량 8,961대의 33.5%에 불과한 상황이다. 올해 예산은 국비를 포함해 1,260억 원이지만 현재 집행액도 368억 원에 그쳤다.

지난해 역시 목표는 9,697대였지만 실제 보급은 7,556대(77.9%)로 목표치에 미달했다. 올해도 목표치를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다. 7월 말 기준 경북 누적 전기차 보급대수는 3만 810대로 확인된다.

전기차 보급 정책이 목표 달성이 요원한 상황에서 잇단 화재로 인한  ‘전기차 포비아’ 상황으로 경북 탄소중립 계획에 ‘빨간불’이 켜졌다. 전기차 보급을 통한 탄소 감축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목표를 달성해도 2018년에 비해 2030년 온실가스 배출량이 더 증가하는 것 역시 문제다.

경북도 기후환경국 기후환경정책과 관계자는 “현재 관련 수치는 7월 말 기준이라 인천에서 발생했던 전기차 화재 영향은 직접적으로 반영되지 않았다”며”전기차가 문제 없이 보급되기 위해서는 안전 문제가 해소가 뒷받침되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전기차 보급 정책이 목표 달성이 요원한 상황에서 잇단 화재로 인한  ‘전기차 포비아’ 상황으로 경북 탄소중립 계획에 ‘빨간불’이 켜졌다. (이미지=Microsoft designer)

전기차 보급 외에 수송 부문 세부 사업을 살펴보면 ▲노후경유차 조기폐차(610억 1,000만 원) ▲친환경 수소차 보급(2,831억 2,000만 원) ▲탄소중립포인트제(자동차 분야) 가입 확대(23억 2,000만 원) ▲지하철 연장 사업(안심-하양)(397억 7,400만 원)까지 5개다.

수송 부문 계획은 여전히 승용차 중심의 교통 체계를 버리지 못한 상황이고, 대중교통 활성화 등 탄소중립을 위한 보다 근본적인 교통 패러다임 전환이 요청된다. 무엇보다 과거 보다 수송 부문 탄소 배출량이 더 증가하는 상황은 경북도의 소극적인 정책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수송과 마찬가지로 탄소 배출이 증가하는 것으로 전망되는 폐기물 부문은 5년 간 투입되는 예산도 1,609억 원으로 비교적 적다. 그중 유기성폐자원 통합바이오가스화 설치 사업이 1,310억 2800만 원으로 81.39%를 차지하고, ▲폐플라스틱 공공열분해 설치(151억 6,000만 원) ▲친환경 에너지타운 조성(101억 2,000만 원) ▲경상북도 업사이클링센터 조성(45억 원) ▲폐아이스팩 재활용 지원(수거함/ 자외선소독기)(1억 7,700만 원) ▲생활폐기물 감량화(소각 및 매립 감량)(비예산) 등 6개 사업이 있다. 그러나 모두 정성사업들로 이뤄져 있어 구체적인 탄소 감축량 확인은 어렵다.

수송과 폐기물 부문의 탄소 감축은 쉽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 경북도의 정책 의지도, 구체적 실행을 담보할 정책 사업도 부재한 상황이다. 이유진 녹색전환연구소장은 “수송 분야와 관련해 공공버스나 대중교통 활성화, 자전거 도로 등 기본적인 항목이 들어가 있지 않다. 폐기물 관련해서도 현상 유지인데, 사업들을 보면 모두 정성 사업”이라며 “왜 감축량을 줄이는 것에 집중하지 않고, 현상 유지로 그친 것인지 의문이 든다. 놀랍다”고 비판했다.

경북도 탄소중립지원센터 관계자는 “수송이나 폐기물 분야는 기존의 배출량 추세가 계속 증가해왔고, 감축 사업들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지만 실제 감량이 어렵다고 봤다”며 “온실가스 배출량이 최소화될 수 있는데 방점을 뒀다. 특히 폐기물 분야는 정량사업이 없는데, 경북도와 많은 협의를 거쳤지만 정량 사업을 만들기가 쉽지 않았다. 감축에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장은미 기자
jem@newsmin.co.kr
데이터 분석·정제 = 오나영 데이터저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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