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교육청, 군위군 초등학교 통학구역 조정 추진···전학 압박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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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교육청이 군위군의 초등학교 통학구역 조정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지역 8개 초등학교(분교 1개교 포함)의 기존 통학구역을 조정해 가장 학생이 많은 군위초등학교로 전학이나 입학을 할 수 있는 길을 연다는 계획이다. 대구교육청은 학생 수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교육 환경을 위해 적정규모 학교를 조성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일부 학부모는 이후 이어질 전학에 대한 부담감이나 통학 거리 증가 등의 우려를 제기했다.

19일 대구교육청에 따르면 대구교육청은 군위군 소재 초등학교 8개교(군위초, 송원초, 효령초, 고매초, 부계초, 우보초, 의흥초, 의흥초 석산분교)의 통학구역 조정을 논의하고 있다. 대구교육청은 하반기에는 조정된 통학구역을 적용하는 걸 목표하고 있다.

조정 내용은 군위 지역 관내 학생들이 기존 통학구역과 무관하게 군위초등학교(15학급 267명, 1월 기준) 입학이나 전학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한다는 내용이다. 예를 들어 우보면에 거주하는 학생은 우보초등학교에 입학해야 하는데, 조정 이후부터는 우보초등학교와 군위초등학교를 두고 선택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반대로 군위읍 학생이 다른 지역 소규모 학교 입학이나 전학을 선택할 수는 없다.

조정이 시행되면 소규모 학교의 경우 휴교도 가능하다. 1월 기준 군위군 소규모 초등학교 학생 수는 송원초 14명, 효령초 28명, 고매초 20명, 부계초 48명, 우보초 9명, 의흥초 16명, 의흥초 석산분교 3명이다. 8월 현재 학생 수는 전반적으로 더 감소했으며, 의흥초 석산분교의 경우 현재 1명이 수학하고 있다. 학생이 1명도 없게 되면 학교는 휴교하게 된다. 대구교육청은 휴교한 학교를 폐교할 계획은 없다고 설명했다. 폐교는 조례 개정 등 절차를 거쳐야 한다.

통학구역 조정 소식에 학부모 사이에서는 우려가 나온다. 선택권을 준다곤 하지만 작은 학교 혹은 가까운 학교를 선호하는 입장에서 군위초로 전학해야 한다는 압박을 느끼게 되고, 군위초까지 통학 거리도 상당히 증가한다는 것이다.

군위초에서 가장 거리가 먼 의흥초 석산분교를 기준으로 하면 차량을 통한 통학 거리가 42km로, 40분가량 소요된다. 소규모 학교 중 가장 학생 수가 많은 부계초는 차량을 통한 통학 거리는 24km로, 20분가량 걸린다.

한 학부모는 <뉴스민>과 통화에서 “농사짓는 학부모 입장에서 급작스럽게 느껴진다. 다자녀가구인데, 승용차로 수십 분 걸리면 버스로는 얼마나 걸리겠나. 1시간은 잡아야 할 거 아닌가”라며 “면 단위 주민들에게는 학교가 중요한데 주민 입장에서도 당혹스럽다. 주민들이 학교를 함께 이용하며 의미 있는 공간으로 가꾸는 입장인데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직접 들은 정보가 없다 보니, 이미 많은 것들이 기정사실화 됐다고도 느낀다”며 “교육적으로도 가까운 학교를 다니며 가족들과 농사도 같이 짓고 하고 싶어 일부러 군위군으로 들어왔다. 아이들도 학교를 옮겨가기 싫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대구교육청은 학생을 위한 교육환경 조성에는 적정규모 학교를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학령인구가 급격히 감소하는 상황에서 학생 수도 점차 줄어들 것이고, 10명 내외 소규모 학교에서는 할 수 있는 교육이나 활동도 제한된다는 것이다.

대구교육청은 통학 거리와 관련해 통학버스로 불편함이 없도록 하고, 석산분교 통학 학생처럼 통학 거리가 상당한 학생은 다른 관용차 등 별도의 등하교 지원 수단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이은숙 대구교육청 학교운영과장은 “군위 지역 학교의 교육력 제고를 위한 검토다. 적정규모 학교를 유지하는 것이 학생들에게 교육적으로 좋다”며 “만약에 학교를 옮긴다고 해서 다른 서비스가 줄어드는 것이 아니다. 군위초를 선택하고 싶은 학부모도 있어, 선택권을 확장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구교육청은 앞으로 학부모 설명회 개최, 군위교육지원청 차원의 통합구역조정협의회 개최 등을 열 계획이다.

박중엽 기자
nahollow@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