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배치반대 대구경북대책위원회는 20일 오전 대구 수성구 김부겸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사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더민주당이 사드배치 반대를 당론으로 채택하는데 김부겸 의원이 앞장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20일 현재까지 국민의당, 정의당 등 야당이 사드 배치 반대를 당론으로 정하고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 데 반해 더민주당은 아직 당론을 정하지 않은 채 갈팡질팡하고 있다. 김종인 더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가 지난 8일 사드 배치 자체에는 반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내면서 더민주당의 갈지(之)자 행보가 계속됐다.
당 대표가 공식적으로 사드배치 찬성 입장을 밝혔지만, 더민주당 소속 의원 중 일부는 개별적으로 반대 의견을 내고 당론 채택을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경북 의성 출신 김현권 더민주당 국회의원(비례)은 지난 17일 성주군청 앞 촛불집회에서 “원내대표단에 이야기를 전하겠다”며 “제1야당인 더민주당이 여러분의 마음을 이해하고 당론으로 정해서 여러분에게 힘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더민주당이 사드배치 반대를 당론으로 정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사드대책위원회도 19일 사드배치 철회, 원전 재검토를 요구해야 한다는 입장을 냈다. 이날 대책위는 사드배치 반대 당론을 주장하는 김현권 의원을 대책위원으로 추가 임명하기도 했다.
사드를 두고 당내 논쟁이 본격화되고 있지만, 더민주당의 대구경북에서 유일한 지역구 의원인 김부겸 의원은 사드배치 반대 당론 채택에 대해선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다만, 김 의원은 정부가 공식적으로 사드배치를 결정했다고 알린 지난 8일 “성급한 사드배치 결정을 반대함”이라는 성명을 낸 바 있다.
김 의원은 성명을 통해 “사드배치는 동북아 지역의 전략적 균형을 해치고, 긴장 관계를 더욱 심화시킬 수 있다”며 “사드 문제는 경제, 외교적 실익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국익의 관점에서 신중히 접근해야 하는 문제”라고 밝혔다.
또 김 의원은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과 미・중이 함께 참여하는 안보, 경제적 다자체제의 설립으로 동북아의 갈등과 긴장 완화는 물론 평화공존을 추구하는 것이 우리가 궁극적으로 가야 할 길”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차기 유력 대권 주자로 거론되는 지역 의원이 사드배치 반대를 위해 당내에서 적극적으로 나서주지 않는 것에 대한 비판 여론도 나온다. 사드배치반대 대경대책위는 기자회견을 통해 “우리는 더불어민주당이 사드배치 반대 당론을 확정하는 과정에 김부겸 의원이 역할을 해주길 기대한다”고 촉구하고 나섰다.
대책위는 “지역의 일당독점을 깨고 30여년만에 당선된 야당의원이자 대선주자급으로 평가받는 김부겸 의원은 개인적 반대의견 표명을 넘어 더민주당이 책임 있는 제1야당으로서 역할 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김찬수 대책위 대표는 “야당 의원 사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해서 낯설다”며 “김부겸 의원은 대구경북을 대표하는 정치인으로, 성주군민이 김 의원을 기다리고 있다. 투쟁 현장에서 군민들을 위로, 격려하여 공당으로서의 당론 채택하는데 김 의원이 앞장서주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