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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사)대구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이하 대구안실련)은 성명을 통해 전기차 화재의 위험성을 설명하고 현행 화재안전기준에 따른 소방설비로 진압이 어렵다며 안전 대책을 촉구했다.
대구안실련은 지난 1일 인천 서구 청라국제도시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발생한 전기차 화재로 차량 140여 대가 피해를 입고, 수도 공급시설이 파손된 사실을 언급하면서, ‘전기차 포비아’가 확산되고 있다고 했다.
소방청 통계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국내에서 발생한 전기차 화재는 총 139건이다. 2021년 24건, 2022년 43건, 2023년 72건으로 화재 발생 건수가 매년 2배 가량 증가하는 추세다. 대구에선 2021년 2건, 2022년 1건, 2023년 7건 발생했다. 전국 전기차 등록 대수는 2017년 2만 5,108대에서 올해 60만 6,610대로 무려 24배 급증한 상황이다.
대구안실련은 전기차의 화재 발생 구조를 설명하면서 “전기차는 내연기관인 엔진을 사용하지 않고 전기 모터와 리튬이온 배터리를 사용한다. 과충전, 과방전, 외부충격, 고온상태에서 폭발 위험성이 상존한다”면서 “양극과 음극을 절연시켜 주는 분리막이 파손되거나 틈이 생길 때 내부 단락이 되어 일시적으로 높은 전류가 흐르면서 발열로 인한 고열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해액을 분해시켜 가연성 및 독성가스(메탄, 수소, 불화수소, 시안화수소)가 발생되는데, 조건이 형성되면 폭발·발화에 이르며 차량 내부로 옮겨 붙어 큰 불로 번질 위험성이 높다. 또한 충전기 콘센트와 플러그의 접촉 불량으로 스파크가 발생하면서 화재로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전기차의 화재 진압의 어려움도 짚었다. 대구 안실련은 “전기차 화재는 현행 화재안전기준에 의해 설치된 소방시설로는 화재를 진압하기에는 역부족”이라며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 보고서에 따르면 내연차는 진화에 1시간이 소요되는 반면, 전기차 화재는 8시간 가량이 걸렸다. 진화에 필요한 물의 양도 내연차의 100배에 가까운 대략 10만 리터의 물을 사용했다”고 지적했다.
대구안실련은 대책으로 ▲해외처럼 부동액을 사용한 습식시스템 도입 ▲화재 하중이 더 커진 지하주차장에 맞게 스프링클러 헤드 방수량도 살수 패턴과 방수 밀도를 감안한 대용량 스프링클러 헤드 적용 ▲전기차 충전구역 바닥 하부에 살수 설비 설치기준 마련 ▲전기차 충전구역은 소방차 진입이 용이한 장소 설치 등을 언급했다.
특히 “전기차 충전장소와 주차 구역을 내연차와 구분하거나, 방화 구획 기준 등을 정하는 국가 화재 안전기준 제정도 시급하다”면서 “지자체에서도 전기차 충전시설을 지상으로 옮기는 것을 지원하는 조례 제정과 함께 공동주택 건축 심의 때 반영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장은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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