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 삼성하청업체, 백혈병 노동자에 사과···시설 개선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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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속 노동자가 급성 골수성 백혈병을 얻자 해고한 삼성 하청업체 케이엠텍이 사과와 함께 재발 방지대책을 마련했다. 경북 구미 소재 기업인 케이엠텍은 노동자 치료지원을 포함해 작업환경 개선에도 나서기로 했다.

12일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은 케이엠텍과 합의 내용이 담긴 케이엠텍의 입장문을 공개했다.

케이엠텍은 입장문을 통해 백혈병을 얻은 노동자 A 씨에 대해 산재 신청에 필요한 자료를 원만하게 제공하지 않은 점, 해고한 점에 대해 사과했다.

이들은 산재 신청 결과와 무관하게 백혈병 치료 지원금을 지원하고, 산재 인정 시에도 해당 지원금에 대한 대위권을 행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또한 A 씨에 대한 고용을 오는 25년 12월 31일까지 유지하겠다고도 설명했다.

케이엠텍은 특히 작업환경과 관련해 ▲안전보건정보 알권리 차원의 안전보건 표시 확대, 정기적 안전보건교육 강화 ▲배기/흡기 장치, 국소배기장치, 정화시설 등의 점검, 개선, 보완과 보호구 지급 ▲사고 시 대표이사 차원의 책임 강화 등을 약속했다.

케이엠텍은 “아픔을 겪는 A 씨의 빠른 쾌유를 빌며 깊은 위로 말씀드린다”며 “앞으로도 사원들이 더 안전하고 쾌적하게 일할 수 있는 사업장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A 씨 아버지는 “발병 직후 회사는 무급휴직 1개월 연장 외에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했고, 피해자라는 표현조차 쓰지 말라고 해 참담했다”며 “투쟁과 협의 과정에서 경영진 입장이 바뀌었고, 재발방지 의지를 확인했다는 점에서 성과가 있었다. 회사가 밝힌 입장을 그대로 지킬지 예의주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백혈병 발병 후 항암치료와 조혈모세포 이식 수술을 이어왔다. 감염 우려로 조심스럽게 하루를 보내고 있다. 몸무게도 83kg에서 65kg으로 떨어졌는데, 본인 의지가 강해 최대한 먹으려고 노력하고 있고 가벼운 산책도 하고 있다”라며 “힘든 과정을 함께 한 반올림, 아사히글라스지회, 노동시민단체, 언론사에도 감사 말씀 드린다. 성원을 거름 삼아 아들의 건강회복을 위해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중엽 기자
nahollow@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