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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지역사랑상품권인 대구로페이 반응이 뜨겁다. 8월 1일 충전 개시된 이달분 예산은 당일 오전 7시 36분경 소진됐다. 예산 소진 시간이 점점 빨라지면서 대구시는 지난달부터 고령층과 장애인 등록자가 이용하는 실물 카드용 예산을 별도 배정했지만 이마저도 은행 오픈 직후 곧바로 소진되는 상황이다. 대구시는 올해도 전년과 동일하게 10월에 예산이 조기 소진될 거라 보고 있다.
대구로페이는 2020년 ‘대구행복페이’로 출발했다가 지난해 7월 모바일 기반 전자결제서비스 확산 흐름에 맞춰 앱 충전식 선불카드 형태로 전환했다. 작년 10월에 예산이 소진된 이후 폐지가 점쳐지다가 올해 2월 1일 판매가 재개됐다.
대구시는 월 판매 한도를 설정해 선착순으로 판매하고 있다. 매월 첫째 평일 오전 12시 15분부터 당월분 충전을 개시한다. 할인율은 7%(국비 2%, 시비 5%)로, 이용자는 9만 3천 원을 결제하면 대구로페이 10만 원어치를 사용할 수 있다. 연간 발행 규모는 약 3,000억 원이다. 1인당 월 구매 한도는 30만 원, 최대 보유 한도는 40만 원이다.
하지만 예산은 줄고 대구로페이 인기는 높아지면서 소진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 대구시에 따르면 5월분 대구로페이 예산은 발행 당일 오후 1시 44분, 6월은 당일 오전 10시 37분에 소진됐다.
발행 금액의 10%를 오프라인 충전용으로 별도 배정한 7월부터는 소진 속도가 더욱 빨라졌다. 7월의 앱 충전 예산은 당일 오전 8시 11분, 실물 카드 충전 예산은 오전 9시 30분에 소진됐으며, 8월의 앱 충전 예산은 당일 오전 7시 36분, 실물 카드 충전 예산은 9시 11분에 소진됐다.
모바일 앱 기반의 충전식 선불카드를 이용하기 어려운 고령층의 접근성이 문제다. 대구시는 65세 이상 어르신과 장애인 등록자 중 희망자에 한해 플라스틱 실물 카드를 발급하도록 했다. 실물카드 소지자는 아이엠뱅크(구 대구은행) 영업점과 ATM기계에서 충전할 수 있으며, 전체 대구로페이 발급자 수(36만 명)의 21.4%(7만 7,000명)를 차지한다.
대구시는 온‧오프라인 할 것 없이 예산 소진 속도가 빠르지만 국비가 확정된 뒤 시비를 매칭해 운영하는 사업이라 예산 확대가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대구시 경제국 관계자는 “행정안전부에 계속해서 예산 확대가 필요함을 어필하고 있다. 대구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수요가 많다”며 “올해도 10월에 전체 예산이 마감될 거라 예상한다. 내년도 정책 방향을 정부가 명확하게 내놓지 않아서 시 입장에서도 방향을 잡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김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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