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공농성 200일 한국옵티칼하이테크···국회, 일본 정부 역할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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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옵티칼하이테크 해고노동자 2명이 고용승계를 요구하며 고공농성을 이어간지 200일을 맞아, 해고자들의 고용승계를 요구하는 결의대회가 경북 구미와 경기 평택에서 열렸다. 농성이 장기화되면서 우리 국회에서도 일본 정부에 문제해결을 주문하는 움직임도 준비되고 있다.

24일 오후 3시, 고공농성장이 있는 한국옵티칼하이테크 경북 구미공장 마당에서 한국옵티칼 고공농성 200일 고용승계 촉구 먹튀방지법 제정 민주노총 결의대회가 열렸다. 결의대회에는 900여 명이 참석했다. 집회는 니토옵티칼이 있는 평택에서도 동시에 개최됐다.

▲24일 3시 한국옵티칼하이테크 구미공장 마당에서 한국옵티칼 고공농성 200일 고용승계 촉구 먹튀방지법 제정 민주노총 결의대회가 열렸다.
▲집회 참가자들이 고공농성 중인 조합원들에게 응원을 보내고 있다.

구미 집회에서 참가자들은 혹한을 거쳐 폭염 속 농성을 이어가는 한국옵티칼 해고자 소현숙, 박정혜 씨를 응원하고 위로했다.

이상섭 금속노조 수석부위원장은 “200일은 고용승계 투쟁을 넘어 외투자본 횡포를 드러내는 투쟁이자, 한국 국회의원도 움직이고 일본 시민사회 연대도 불러일으키고 있다”며 “아리셀 참사가 있었고 어제는 울산 모비스 공장에 화재가 있었다. 노조는 노동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투쟁하고 회사는 화재를 대비해서 보험에 드는데, 한국옵티칼은 보험금만 꿀꺽하고 노동자는 내팽개쳤다”고 말했다.

이길우 민주노총 대구본부장은 “평택공장 고용승계를 요구했는데 자본과 정권은 범죄자 취급만 하고 있다”며 “아리셀 참사에서도, 한국옵티칼에서도 화재 피해를 온전히 노동자가 책임져야 하는 상황이 된다. 우리는 고공농성 중인 동지들과 공장을 지키는 노동자들이 고용승계 될 때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공농성 중인 소현숙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 조직부장은 “평택 니토옵티칼은 한국옵티칼과 사실상 같은 회사인데 니토덴코는 선례를 남기지 않겠다며 노동자를 외면하고 핍박한다”며 “우리 투쟁은 모든 노동자의 투쟁이기에 반드시 승리해서 현장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혜 수석부지회장은 “24시간을 200번 보낸 날이다. 어떨 때는 허무한 생각이 들면서도 한편으로는 꼭 이겨야겠다는 생각도 교차하는 나날들이었다. 포기하고 싶은 순간은 가족들이 떠오르면 찾아왔다. 하지만 언제나 결론은 악착같이 버텨보겠다는 것”이라며 “오늘처럼 찾아오는 동지들 덕에 힘을 낼 수 있다. 고용승계 되는 날 지상에 내려갈 수 있도록 많은 연대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오는 26일 한국옵티칼 해고자들은 김주영, 이용우(이상 더불어민주당), 윤종오(진보당) 국회의원과 함께 도쿄를 방문해 총리실에 서한 전달, 일본 국회 기자회견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들은 니토덴코가 일본 정부가 발표한 ‘책임 있는 공급망을 위한 인권 존중 가이드라인’을 위반했다며 일본 정부의 역할을 촉구할 예정이다.

박중엽 기자
nahollow@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