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온열질환자 두 달새 73명···7말·8초 집중 발생 유의

지역별로 보면 경기도가 143명으로 가장 많아, 대구는 11명
온열질환 감시체계 통계 2018년 온열질환 사망자 가장 많아
지난해가 두 번째로 심각···올해 양상 지난해와 비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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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20일부터 약 2달 간 운영된 ‘온열질환 응급실 감시체계(이하 온열질환 감시체계)’ 발생 현황을 살펴보면 경북에서 많은 열사병 환자가 나오고 있다. 관련 집계를 시작한 이래로 온열질환 사망자가 역대 두 번째로 많았던 지난해와 비슷한 양상이어서 적극적인 폭염 대책이 요구된다. 과거 발생 현황을 보면 온열질환자는 주로 7월 말부터 8월 초에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온열질환 감시체계는 매년 5월 20일부터 9월 30일까지 4달 간, 전국 500여 개 응급실 운영 의료기관이 관할 보건소 및 시·도, 질병관리청과 협력해 응급실에 내원한 온열질환자를 파악하고 폭염의 건강 영향을 감시하기 위해 운영한다. 온열질환은 열로 인해 발생하는 급성질환으로 뜨거운 환경에 장시간 노출 시 두통, 어지러움, 근육경련, 피로감, 의식저하 등의 증상을 보이고, 방치 시에는 생명이 위태로울 수 있는 질병이다. 열사병과 열탈진이 대표적이고 열경련, 열실신, 열부종, 기타 등으로 구분한다. 다만 전국 응급실 운영 의료기관의 자발적 참여를 통해 수집된 신고자료로 집계되지 않은 발생도 일부 있을 것으로 보인다.

7월 20일까지 2달 간 운영 상황을 살펴보면 전국적으로 파악된 온열질환자는 추정 사망자 3명을 포함해 614명으로, 경기 143명, 경북 73명, 대구 11명 등이다. 사망자는 강원(2명)과 경남(1명)에서 발생했다.

온열질환자는 50대(119명)에서 19.4%로 가장 많이 발생했고, 60대 17.8%, 40대 14%로 그 뒤를 이었다. 65세 이상(185명)은 30.1%를 차지했다. 직업 별로는 단순노무 종사자(117명)가 19.1%로 비중이 컸고, 그 다음으로 무직(81명) 13.2%, 농림·어업 숙련종사자(63명) 10.3% 였다.

질환 유형으로는 열탈진(332명)이 52.4%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열사병(136명) 22.1%, 열경련(93명) 15.1%, 열실신(47명) 9.3% 순이었다. 열탈진은 체온이 정상 혹은 상승하고 과도한 발한과 극심한 피로, 근육경련, 구토 증상 등이 나타나고, 열사병은 중추신경 기능장애, 땀이 나지않아 건조하고 뜨거운 피부와 함께 심한 두통, 오한, 빈맥 등이 특징이다.

발생 시간은 주로 오후 시간대에 집중됐다. ‘오후 2시~3시'(78명) 12.7%, ‘오후 1시~2시'(72명) 11.7%, ‘오후 3~4시'(68명) 11.1%, ‘오후 4시~5시'(62명) 10.1%로 집계됐다. 발생장소도 실외(507명) 82.6%였고, 그 중에서도 작업장(167명) 27.2%과 논밭(117명) 19.1%이 다수를 차지했다.

경북 온열질환자(73명) 가운데 기초 자치단체별로 살펴보면 구미시가 15명으로 가장 많았고, 포항시 14명, 경주시 8명, 김천시 8명, 영주시 5명, 안동시 4명, 예천군 4명, 울진군 4명, 청도군 3명, 의성군 2명, 청송군 2명, 영양군 1명, 성주 1명, 울릉군 1명이 발생했다. 그 외 영천시, 상주시, 경산시, 영덕군, 고령군, 칠곡군, 봉화군은 온열질환자가 확인되지 않았다. 대구(11명)는 북구 2명, 중구 2명, 남구 1명, 수성구 1명, 달서구 1명, 달성군 1명, 군위군 1명으로, 동구, 서구에서는 발생자가 없었다.

경북의 경우 지난해 같은 기간 발생한 59명 보다 23.7% 가량 더 많이 발생해서 폭염 대비 건강 관리에 주의가 요구된다. 2023년 온열질환 감시체계 전체 기간 온열질환자는 2,818명(32명 사망)이고, 폭염일수는 14일이었다. 가장 많은 환자 발생한 해는 2018년이다. 온열질환자 4,526명이 발생했고 48명이 숨졌다. 폭염 일수는 31일이다. 2018년 5월 20일부터 두 달 동안 대구에선 31명, 경북에선 103명의 온열질환자가 발생했다.

▲ 대구 시내에 마련된 실외 무더위쉼터 모습 (사진=대구시)

특히 과거 통계를 참고하면 가장 더위가 극심한 7월 말과 8월 초에 온열질환자가 다수 발생했다. 지난해에도 전체 온열질환자의 34.4%(484명)가 7월 30일부터 8월 5일까지 일주일 새 발생했고, 사망자도 같은 기간에 34.3%(11명)로 집중 발생했다. 이를 감안하면 곧 다가오는 7월 말부터 8월 초 사이에 적극적인 폭염 대책이 요구된다.

경북도, “고령 농업인 많아 폭염 온열질환 주의 필요” 당부
기상 상황 수시 확인, 2인 1조 농작업 실시 권고
시원한 물 섭취와 야외 작업장 그늘막 등에서 규칙적 휴식 필요

경북도는 지난 달 보도자료를 통해 “기상청 발표에 따르면 평년 폭염일수(33℃)는 11일이지만 최근 10년간은 14일로 증가하고 있다. (경북 지역은) 야외 논·밭, 비닐하우스 농작업이 많고 고령 농업인이 많아 여름철 폭염으로 인한 온열질환에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경북도는 온열질환 예방을 위해 TV·라디오, 재난 문자 등 기상 상황을 수시로 확인하고, 모자와 자외선 차단제로 피부를 보호해야 한다고 했다. 응급상황 대응을 위해 2인 1조로 일하는 것도 권고했다. 또 가장 무더운 시간대인 정오부터 오후 5시까지 농작업을 피하고, 시원한 물 섭취와 논·밭 등 야외 작업장에는 통풍이 잘되는 그늘막·차광막 설치, 규칙적인 휴식도 강조했다.

특히 온열질환자 발생 시 대응 요령으로 시원한 장소로 신속하게 옮긴 후 옷을 헐렁하게 하고 몸을 시원하게 한 뒤 수분을 섭취하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의식이 없는 경우, 즉시 119에 신고해 병원으로 이송할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장은미 기자
jem@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