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공립 특수학교서 장애인 학생 폭행 의혹, 경찰 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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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의 공립 특수학교인 세명학교에서 교사와 사회복무요원 등이 장애인 학생을 학대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경찰은 피의자들에 대한 수사에 나섰으며, 한 사회복무요원은 가해 사실을 일부 인정한 것으로 파악된다. 다른 피의자들은 폭행 사실을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애인부모 단체에서는 진상조사와 재발 방지대책 마련 요구에 나섰다.

24일 세명학교 피해 학생 A 씨의 어머니, 함께하는장애인부모회, 전국장애인부모연대 대구지부는 대구교육청 앞에서 대구 특수학교 장애학생 집단폭행사건 규탄 및 재발방지 근본 대책 수립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24일 오전 11시 세명학교 장애인 학생 폭행 의혹 사건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이 대구교육청 앞에서 열렸다.

이들에 따르면, 2개월여 전부터 A 씨 몸에 상처를 확인한 보호자는 학교 측에 문의했으나 원인을 알 수 없었다. 그러다 지난 17일 A 씨 손가락이 골절되고, 얼굴에 멍이 든 상태로 하교해 CCTV 확인을 요청했다. CCTV를 확인한 학교 측도 경찰에 폭행 혐의로 신고했다.

폭행 혐의를 받는 이들은 교사 1명, 사회복무요원 3명이다. 대구교육청은 이들 중 사회복무요원 1명의 가해 행위는 실제로 있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대구교육청은 가해 사실에 대해서는 사회복무요원 당사자도 인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성서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신고를 받고 초동 조사에 나섰으나, 시설 학대 관련 문제로 민감한 사안으로 보고 대구경찰청으로 사건을 넘겼다.

A 씨 어머니는 “참담한 심정이다. 아이는 눈물로 애원하며 돌봄교실 가기를 거부했다. CCTV에는 공익(요원)의 발에 얼굴이 밟히고, 다른 공익은 아이에게 발길질했다”며 “장애 아이를 돌보는 일은 부모, 선생에게도 쉽지 않은 일이다. 학교에 좋은 선생님들이 많이 계시고, 감사하지만, 그래도 학교에서 아이가 밟히는 일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는 앞으로 학교를 계속 다녀야 한다. 안전하게 다닐 수 있도록 도와달라. 책임자는 책임을 져야 하며, 교육청은 우리 아이뿐만 아니라 다른 아이들도 안전하게 다닐 수 있도록 재발 방지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A 씨 어머니는 기자회견 나서 재발 방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들은 “A 씨에게 2개월 전부터 상처가 생겨 확인을 요청했으나 골절, 얼굴의 상처가 난 후에야 CCTV 공개 요청에 응하고 사회복무요원 1명을 경찰에 신고했다. 이후 추가로 부모가 사회복무요원 2명, 특수교사 1명을 신고했다”며 “사회복무요원에게 장애 학생의 일상을 내맡기는 것이 교육의 의무와 편의 제공의 의무를 다한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대구교육청을 향해서는 재발 방지를 위해 우선 가해자 분리, 피해 학생 지원을 요구했다. 또한 특수학교 내 폭력 피해 전수조사, 특수학교 전 학급 특수교육 협력 강사 배치, 교내외 전문가로 구성된 행동 지원 전담팀 구성 등을 요구했다.

대구교육청은 현재 피의자들에 대한 분리 조치를 마쳤고, 학교가 자체 조사에 나선 상황이다. 대구교육청은 책임자들에 대한 조치는 경찰 수사 결과를 먼저 확인 후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일부 피의자들은 A 씨에 대한 폭행 등 의혹을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중엽 기자
nahollow@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