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가 내 원이건만 그 말만 하여도 싸우고자 달려들더이다” – 시편 120편 7절
천주교 대구대교구 등이 한반도 사드 배치를 반대하는 미사를 올리고, 왜관 미군 부대 캠프 캐롤 앞에서 항의 집회를 열었다.
18일 오전 10시 30분, 경북 왜관읍 성베네딕도회왜관수도원성당에서 ‘동북아와 한반도 평화를 위한 생명 평화 미사’가 열렸다. 천주교 대구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안동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성베네딕도회왜관수도원 정의평화위원회가 주최한 이번 미사에는 신도들과 성주, 왜관 주민 등 500여 명이 모였다.
미사 주례를 맡은 박현동 블라시오 아빠스는 “(한반도 사드 배치는) 새로운 냉전 화약고에 우리나라를 놓이게 하여 민족의 화해와 통일의 길이 더욱더 멀어지는 등 여러 가지 문제를 노출하고 있다”며 “사드 배치는 우리와 민족의 미래를 대립과 전쟁의 길로 치닫게 할 가능성이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평화는 상호 신뢰에 의해 성립된다. 결코 평화가 무기라는 힘의 균형으로 이루어질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한국천주교회는 한반도 사드 배치 결정에 대해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세계 평화에 대한 우려 △민족 화해 분위기 냉각 우려 △민생 불안과 부담 증가에 대해 우려한다고 밝혔다.
미사를 마친 후, 이들은 미군 부대 캠프 캐롤 정문 앞까지 평화 기원 묵주기도를 하며 1시간여 동안 행진했다.
캠프 캐롤 앞에서 황동환 성베네딕도회왜관수도원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은 “미국이 지금 대한민국에 무슨 짓을 하고 있나. 미사일방어체계를 위해 한국민의 생명은 보이지 않느냐”며 “한미당국이 이번 사드 배치 결정을 철회하도록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북 상주시에서 미사에 참여한 한 신도(65)는 “절대 한반도에 사드는 안 된다. 성주든 상주든 어디든 안 된다”며 “왜 미국의 이권을 생각해서 우리가 희생해야 하느냐”고 말했다.
이들은 집회 후, ‘NO THAAD’, ‘NO MD(Missile Defence)’라고 적힌 평화의 종이 비행기를 캠프 캐롤을 향해 날리고, 평화를 기원하는 리본 달기 퍼포먼스를 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