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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글라데시 정부가 추진 중인 독립 유공자 자녀 공무원 할당제에 반대하는 시위에 강경 대응이 확인되면서, 국내 유학생들도 우려를 보였다. 현지에서는 무기한 휴교령, 방화 등 강한 충돌에 이어 시위에 대응한 실탄 사용 정황도 보였다. 현지 통신 차단으로 정확한 수를 추산할 수 없지만, 외신에서는 수도 다카에서 수십 명에서 백여 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는 보도도 나오는 상황이다. 시위 진압이 유혈사태로 이어지자 방글라데시 출신 경북대 유학생들도 19일 정부의 탄압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었다.
19일 오후 7시 경북대학교 방글라데시 학생회(Bangladeshi Students Association, KNU)는 대학 본부 앞에서 집회를 열고 ‘방글라데시 학생들에 대한 잔혹한 탄압을 규탄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현지 방글라데시 학생들에 대해 정부가 국가 폭력을 자행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사망자도 발생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이들은 18일부터 현지와 통신이 두절됐다며 걱정도 보였다. 이들은 “공공부문 일자리에서 불공정한 쿼터(독립 유공자 자녀 공무원 할당제)를 개혁하라고 요구하는 학생에 대한 국가 폭력과 살인을 규탄한다”며 “학생에 대한 잔혹한 폭력은 민주주의를 직접적으로 공격하는 것이고 그들의 자유와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는 부상당한 학생들과 그 가족들을 위해 기도할 것이다. 더 공정한 시스템을 위해 노력하는 학생들을 지원할 것”이라며 “정부는 평등과 실력주의의 가치를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방글라데시 정부는 1971년 방글라데시 독립전쟁 참가자 자녀들에게 공직 30%를 할당하는 정책을 추진했다가 2018년 대규모 시위에 막혀 중단됐다. 하지만 지난달 법원 판결로 시행하게 됐다. 방글라데시 청년 실업률이 심각한 상태에서 청년층 위주로 반발이 나오기 시작했다.
현지에서는 정부가 인터넷 접속 등 통신 차단에 나섰고, 휴교령도 내린 상태다. 20일 <BBC>에 따르면 정부는 군대를 동원하는 등 강경 대응에 나선 상황이다. 시위에 나선 학생들은 공무원 할당제가 셰이크 하시나(Sheikh Hasina) 총리와 그를 지지하는 친정부 인사들을 위한 불공정한 정책이라고 여기고 있다. 하시나 총리는 올해 초 진행된 총선에서 총리직 4연임이 확정됐다. 당시 총선에서는 부정선거 논란도 불거졌다.
박중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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