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대학병원 노동자들, “의사 집단행동으로 환자 안전문제 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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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병, 미화, 간호, 의료기술, 간호조무, 원무, 운영지원 등 대구 대학병원 노동자들이 의사 집단행동 이후 병원 노동자에게 의사 업무가 전가되면서 심각한 환자 안전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대구지역지부는 관련해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이달 말부터 시작되는 임‧단협에서 의사 집단행동으로 인한 노동자 책임 전가를 중단시키겠다고 밝혔다.

의료연대본부 대구지역지부가 7월 초 3개 상급종합병원(경북대병원‧계명대 동산의료원‧대구가톨릭대의료원) 노동자 2,73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의사 집단행동에 따른 현장실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의사 집단행동으로 인한 병원 경영 손실을 노동자들에게 전가하는 것’에 대해 95.5%가 부당하다고 답했다. ‘병원 노동자에게 가해지는 경영 손실 전가 실태 중 가장 심각한 것’을 묻는 질문에는 40.4%가 ‘의사 업무 전가로 인한 환자 안전문제’를, 23.7%가 ‘무급휴가 강요 및 연차 사용 강요 등’ 순으로 꼽았다.

의사 집단행동으로 인한 경영 손실 책임 주체는 ‘의사와 정부의 공동 책임’이라는 답변이 57.4%로 과반을 차지했으며, ‘의사 책임’이란 응답은 32%다. 병원 현장에 필요한 변화 중 가장 중요한 것으로는 42.6%가 ‘전공의 노동력에 의존하는 대신 전문의 중심 병원’을 꼽았으며, 필수 지역 공공의료를 강화하기 위해 정부가 해야 할 일로는 27.1%가 ‘지역의사제를 도입해서 수도권으로 쏠리지 않고 지역에서 일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를 꼽았다.

의료연대본부 대구지역지부 산하에는 경북대병원분회, 동산의료원분회, 대구가톨릭대의료원분회, 경북대치과병원분회, 칠곡가톨릭병원분회, 경북권역재활병원분회, 대구가톨릭대의료원민들레분회, 경대간병분회, 동산간병분회가 있다. 이들 각 분회는 7월 말 예정된 임‧단협 교섭 전까지 요구사항을 확정할 예정이다.

▲의료연대본부 대구지역지부가 7월 조합원, 비조합원 포함 2,734명 병원 노동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이미지=의료연대본부 대구지역지부)

19일 오후 12시 경북대병원 로비에서 ‘의료연대본부 대구지역지부 2024년 임‧단협 투쟁선포 결의대회’가 열렸다. 이 자리는 설문조사 결과 발표 후 각 병원 분회장 발언, 퍼포먼스, 결의문 낭독 순으로 진행됐다.

조형철 동산의료원분회장은 “현장에 전공의가 떠난 뒤 병원은 긴축 재정, 비상경영 체제를 말하며 힘든 환경을 만들고 있다. 고용불안이 눈앞에 다가온 것 같다”며 “대구지역지부는 최근 몇 년간 병원의 비정규직 실태를 조사하고, 과도한 비정규직 운영이 공공의료 발전에 중대한 문제를 발생시킨다고 지적했다. 작년 임단협에서 비정규직을 줄이겠다고 잠정합의를 이뤄내기도 했는데, 의정 갈등이 또 다른 국면을 만들고 있다. 정부와 의사 간 고래싸움에 병원 노동자들과 국민은 새우 등 터지며 벼랑 끝으로 내몰리는 중”이라고 전했다.

김영희 대구지역지부장도 “끝이 보이지 않는 의정 갈등 속에서 병원 노동자들의 불안도 심화하고 있다. 지금이야말로 공공의료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고 전면 개혁에 나설 때”라며 “병원, 특히 사립대 병원은 ‘망한다’며 경영 위기를 조장하고 노동자들에게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 경영 위기를 빌미로 노동조합 탄압에 열을 올리고 있는 병원 사용자를 대상으로 총력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19일 오후 12시 경북대병원 로비에서 ‘의료연대본부 대구지역지부 2024년 임‧단협 투쟁선포 결의대회’가 열렸다.

김보현 기자
bh@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