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구의회 해외연수 실험, 여행사 대신 지역전문가‧시민와 함께

15:19
Voiced by Amazon Polly

더불어민주당 소속 대구 남구 기초의원들이 해외연수 실험에 나섰다. 지방의원 해외연수가 여행사를 통한 여행식 연수에 그친다는 비판이 반복되는 만큼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고민에서 시작했다. 선두에 선 건 이정현 남구의원이다. 직접 연수 계획을 짜고 전문가와 현지 관계자를 섭외했다.

▲18일 오전 11시 대구 남구의회에서 ‘남구의회 해외연수 방향성’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18일 대구 남구의회에서 ‘남구의회 해외연수 방향성’을 설명하는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8월 1일부터 11일까지, 8박 11일간의 연수는 영국 런던‧에든버러, 이탈리아 로마, 중국 상하이를 거칠 계획이다. 세계 최대의 공연축제인 에든버러 프린지 축제에 참석하고, 로마 관광사업 관련 현장을 보고 돌아오게 된다. 축제 사업이 많고 대명공연예술거리가 위치한 지역 특성에 맞춘 기획이다.

해외연수 참가자는 이정현 남구의원(이천, 봉덕1‧2‧3, 대명2‧5), 강민욱 남구의원(대명6‧9‧11)을 포함해 정대현 수성구의원(범어1·4, 황금1·2, 남구·수성구 축제 비교), 정호재 남구공연예술센터장(에딘버러프린지페스티벌 초대 예술인), 정연우 전 남구의원(통역 및 영상제작), 신창섭 북구도시재생센터장(도시계획 및 관광활성화 시찰 진행), 이도겸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사회재활교사(장애인 참여권 시찰), 주경민 경북대학교 정치외교학과 재학생(시민 참여) 총 7명이다. 남구의원 두 명이 받을 수 있는 예산지원액 약 800만 원을 제외한 나머지 연수 비용은 공동 분담하기로 했다.

기자간담회 발표를 맡은 이정현 의원은 “여행사가 아닌 의원들이 직접 계획을 짜고 통역과 전문가를 섭외한 해외연수는 전례가 거의 없다. 대구에선 2019년 남구의회에서 스위스 연수를 다녀온 게 직접 기획한 최초 사례”라며 “해외연수에 대한 문제 제기가 곧 폐지론으로 이어지기도 하는데, 그보단 제도 개선을 통해 제대로 다녀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직접 실험해 봄으로써 한계와 장단점을 기록으로 남길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연수의 목적에 대해선 “세계적으로 유명한 페스티벌에 전문가와 함께 참여해 남구가 벤치마킹해 보려 한다. 한편으론 지방의회 해외연수의 한계를 파악하고 개선점을 제안하려는 게 거시적 목표”라고 설명했다. 여행사를 통하지 않고 해외연수를 기획하기 위해선 여행 경험이 많고 외국어 통역이 가능한 의원이 있거나 외부 전문가를 섭외해야 하는데, 현 제도 내에선 이런 시도가 곧 자비 부담으로 이어진다는 지적이다.

이 의원은 제도 개선을 위해선 ▲의회비 자율총액제 방향성에 대한 의원들의 공부와 논의 ▲전문가 초빙 등 현실적인 연수비용 확보 ▲해외연수 표준안 등 연수정책 계발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 의원은 “참가자들 간에 이미 4차례의 사전 모임을 가졌고, 연수 전 읽어야 할 책과 논문 자료를 공유했다. 연수를 다녀와서는 보고서를 작성해 언론사에 5회 정도로 기고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김보현 기자
bh@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