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히글라스 투쟁 승리, 각계 축하···”노동권 증진 이어지길”

11:15
Voiced by Amazon Polly

대법원 판결로 아사히글라스(AFK, AGC화인테크노코리아)의 불법파견이 인정되자, 9년 넘게 끈질기게 싸운 금속노조 아사히비정규직지회 조합원들을 향해 각계 응원이 이어지고 있다. 이들은 노조의 승리를 환영하면서도 9년이라는 시간을 보낸 조합원들에 대한 안타까움도 표했다. 또한 노조의 승리가 다른 노동 현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길 바란다고도 했다.

민주사회를위한 변호사모임 대구지부는 “9년의 투쟁은 노동자의 권리가 판결로 인정되는 역사였다. 조합원들이 돌아오지 않을 9년을 보내며 피운 꽃을 이제 법이라는 열매로 만들 차례”라며 “지난 9년 조합원들은 아픔도 겪었다. 학원에 가고 싶었던 딸은 아르바이트를 해야 했고, 투쟁하던 조합원은 뇌출혈로 수술받고 입원 중이다. 일하다 백혈병에 걸린 노동자를 해고한 케이엠텍, 화재 후 노동자 전원을 해고한 옵티칼하이테크와 같은 숙제도 남아 있다”고 밝혔다.

정의당은 “공장 앞에서 천막 농성을 하다 강제철거 되어도 노동자들은 다시 꿋꿋이 천막을 쳤다. 일본 본사로 날아가 투쟁하기도 했고, 일본 활동가들과 국제연대도 했다. 복직 대신 위로금을 주겠다, 지회장만 빼고 복직하겠다는 회사의 노골적인 회유에도 노동자들은 눈길 주지 않았다”며 “아사히글라스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싸우는 노동자가 승리한다’는 간명한 진리를 다시 한번 확인해 주었다. 지금도 각자의 현장에서 싸우고 있는 수많은 노동자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심어주었다”고 환영했다.

불법파견을 판단하는 제도가 불합리해 오랜 시간 노동자가 피해를 봐야 한다며 이 점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노동당은 “판결까지 9년이라는 시간이 걸렸기에 환영만 할 수는 없다. 해고자는 생계 어려움 등 온갖 고충에 시달렸다”며 “불법파견 여부를 매번 전문성 없는 민사재판에서 따져야 하는 것도 문제다. 노동사건에 대해 전문성을 지닌 별도의 노동법원을 설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진보당 경북도당은 “그들의 투쟁은 단지 아사히글라스 노동자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1천만 비정규직 노동자 전체의 문제였으며, 불법파견 철폐와 노동자의 권리를 지키기 위한 중요한 싸움”이라며 “아사히글라스 해고자들이 공장으로 돌아가 민주노조 활동을 이어갈 수 있게 된 것은 노동자들의 단결과 투쟁의 결과다. 우리는 노동자들의 투쟁과 연대를 통해 세상을 바꾸는 힘을 믿으며, 모든 노동자들이 차별 없이 평등하게 일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계속해서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손배가압류를 잡자 손에 손잡고(손잡고)는 외투자본 감시 강화를 촉구했다. 손잡고는 “아사히글라스는 한국에서 국민의 세금으로 혜택을 받고 있는 외국투자자본이설립한 기업으로, 법인세 감면, 토지 무상임대 등 온갖 혜택을 받고 불법파견으로 점철된 일자리로 보답한 것”이라며 “정부는 아사히글라스를 비롯한 외국투자자본들의 약속을 저버린 먹튀 행각에 대해서 즉각적인 관리감독에 나서라. 한국의 법조차 지키지 않는 아사히글라스에 국민의 혈세를 낭비할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앞서 11일 대법원은 아사히글라스 불법파견 혐의를 파기환송, 근로자지위확인소송은 상고기각 해 노조 측 승소 취지로 선고했다. 다만 사측의 부당노동행위 혐의와 관련해서는 입증되지 않았다며 상고기각 판결했다. (관련 기사=아사히글라스 투쟁 9년, 이젠 현장에서 뜨겁게 노조활동(‘24.7.11.))

박중엽 기자
nahollow@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