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일, 어린이 노래집 ‘아이야 너를 노래하렴’ 출간

QR코드 첨부한 어린이 말글 노래 46곡 수록
이기철 "동심과 나눈 기쁨과 슬픔의 상담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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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놀이 개발자이자 동요가수 이종일이 어린이 노래집 ‘아이야 너를 노래하렴’을 도서출판 다락방에서 펴냈다. 이종일이 만난 어린이들의 말과 글로 지은 동요, 어린이와 재밌게 노는 방법, 동요와 글쓰기에 대한 작가의 생각을 담은 책이다.

▲어린이 동요집 ‘아이야 너를 노래하렴’와 저자 이종일_쎄라비음악다방 (사진=정용태 기자)

이종일은 “어른의 글과 시가 아닌 어린이들의 말과 글로 노래를 만들고 불렀다.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자신만의 노래를 만들어 주며 친구들과 합창을 했다. 친구들이 그들의 글과 말로 만들어진 노래를 함께 부르며 한 아이의 삶을 축복하고 위로했다”고 말했다.

그는 ‘엄마가 왔다’ 편에서 “모든 아이와 함께 불러야 글쓴이가 용기를 얻고 응원을 받는 구조다. 그러나 이 노래만큼은 공개적으로 불러 줄 수가 없었다. 다음 주 악보를 들고 아이와 함께 둘이서만 불렀다. 그러고는 아이에게 선물로 줬다”고 노래와 그 사연을 밝혔다.

엄마가 왔다
베트남에서 오랜만에 왔다
엄마 집에서 밥을 먹었다
오늘 참 좋았다
집이 따로 있는데
그건 나도 모른다
엄마 집에서 자면
할머니는 혼낸다

_창녕의 어느 어린이 글 ‘엄마가 왔다’

‘달팽이로 살아보고 싶어 한번만이라도’ 편에서는 “유럽의 어떤 나라는 아침 등교 시간이 늦다고 한다. 연구자 얘기로는 어린이와 청소년은 아침에 잠을 더 자야 한단다. 저도 그렇게 생각한다. 아이들이 10시에 등교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달팽이로 살아보고 싶어
한번만이라도 살아보고 싶어
늦잠 자고 싶어도
계속 놀고 싶어도
빨리 옷 입어
빨리 준비해
빨리 빨리
기분좋게 가고 싶은데
기대하고 가고 싶은데
엄마는
내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달팽이로 살아보고 싶어
한번만이라도

_상주 외남초 6학년 장태은의 글 ‘달팽이로 살아보고 싶어 한번만이라도’

이종일을 가까이에서 오래 지켜본 초등학교 교사 임성무는 “이종일은 아이들에게 말을 걸면서 아이들이 말하고 글을 쓰게 하더니 마치 도깨비 방망이처럼 뚝딱 ‘아이들 말글 노래’를 작곡해서 선물했다. 이이들은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자기 노래를 갖게 되었다. 이 이상의 선물이 또 있을까?”라고 칭찬했다.

이기철 시인은 추천사에서 “동심과 나눈 기쁨과 슬픔의 상담일지 같다. 노래를 듣고 있으면 슬프다가도 환해진다. 이종일 선생이 어린이를 대하는 자세를 보면 ‘어쩜 저렇게 어린이들의 속마음을 헤아릴 수 있을까’ 싶어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가르치려고 들지 않는데도 아이들이 스스로 따라오게 만드는 묘한 매력이 있다”고 적었다.

어린이 노래집 ‘아이야 너를 노래하렴’은 QR코드를 첨부한 46곡의 동요 악보와 노래에 얽힌 사연을 담고, 부록으로 글짓기가 아닌 글쓰기를 말하는 ‘글쓰기의 오해’와 ‘어른이 동요를 부르는 까닭’ 등을 실었다.

지은이 이종일은 영천 보현산 자락에서 태어났다. 계명대학교 노래패 ‘함성’ 출신의 민중가수이고, 동요가수다. ‘이종일놀이연구소’와 ‘대구 동요 부르는 어른 모임’을 이끌고 있다. 2022년부터 쎄라비음악다방을 운영하며 기타 동호인 연주회와 시인 책담회 등을 여는 문화기획자기도 하다. 앞서 지은 책으로 <싱어롱 레크레이션>(아름출판사, 2001), <우리 아이 놀이대장 만들기>(고래가 숨쉬는 도서관, 2014), <새활용환경놀이>(osd출판부, 2022)가 있다. ‘아이야 너를 노래하렴’ 외 다수의 음반을 발표했다.

정용태 기자
joydrive@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