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레오전장 경주, 생산·고용 축소···노조, “신규 채용·투자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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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경주시 자동차 부품공장인 발레오전장시스템스코리아가 경주 공장의 고용 인원과 지역 생산 물량을 지속적으로 줄이고 있다. 장기적으로 외투 자본의 이윤을 해외로 유출하고 현지 재투자 등 책임은 다하지 않는 소위 ‘먹튀’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17일 오전 10시 30분 민주노총 경북본부 경주지부, 금속노조 경주지부는 경주시청 앞에서 프랑스 발레오 기업의 사회적 책임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발레오 본사가 경주 공장의 이윤을 프랑스로 가져가고 지역에는 신규 채용과 투자를 하지 않고 껍데기만 남기려 한다고 주장했다.

▲17일 오전 10시 30분 경주시청 앞에서 프랑스 발레오 기업의 사회적 책임 촉구 기자회견이 열렸다.

노조가 발레오전장에 확인한 바에 따르면, 지난해 경주 공장 주 생산품 한 개 기종 3,200대를 중국에서 역수입했다. 올해에는 9개 기종 100만 대가 넘는 물량을 중국에서 역수입할 예정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노조는 노조가 문제를 지적하기 전 발레오전장이 해외 수입 물량을 현지 생산으로 표기하는 이른바 ‘라벨 갈이’도 했었다고 주장한다.

또한 노조는 매년 정년 퇴직자 수십 명이 발생하는데도 생산직 신규 인력 충원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 고용 인원과 생산 물량을 동시에 줄인다는 것이다. 이들은 “정년퇴직에 대한 인력 채용을 하지 않고 납품 물량을 수입 부품으로 대처하고 있다. 지난해 2공장 부지를 매각하려는 계획도 세웠는데 발레오 경주공장은 껍데기만 남기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실제 발레오전장의 직원수는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서 발레오전장의 최근 5년간 임직원 수를 살펴보면, 2020년 722명, 2021년 711명, 2022년 703명, 2023년 606명, 2024년 589명으로 줄었다.

노조는 “생산은 최소화하고 상해발레오에서 역수입해 부품을 팔이 이익을 챙기고, 공장부지는 팔아 이익을 모두 프랑스로 가져갈 판”이라며 “경주에서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 발레오에 납품하는 기업이 350여 개다. 역수입은 협력업체도 고사시키는 행위다. 경주시는 발레오에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중국산 부품 역수입을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시연 금속노조 발레오만도지회장은 “2010년 노조파괴가 있었던 그 공장에서 노조파괴로 10년 이상 이익을 보고 이제 다시 공장을 위태롭게 하는 역수입이 진행되고 있다”며 “현지 생산이 아닌 역수입 납품을 현대자동차가 용인해서는 안 된다. 경주 생산 물량이 점차 줄면 경주 공장 생존이 위태로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민>은 발레오전장 한 관리자에게 역수입 사유 등을 문의 했으나 “답변이 어렵다”며 응하지 않았다.

한편 발레오전장은 프랑스 발레오 본사가 지분 전부를 소유한 기업으로, 경주에서는 내연기관 부품인 스타트모터, 조명, 알터네이터 등을 생산하며, 생산품 대부분을 현대자동차에 납품하고 있다.

박중엽 기자
nahollow@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