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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에서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 관련 조례를 제정하고도 아직까지 피해 지원사업을 펼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지난 5월 대구시에서는 전국 8번째로 전세사기 피해자 사망 사례가 나온 바 있다. (관련 기사=대구 전세사기 피해자 사망, “정부, 국민의힘 손놓은 동안 해결 노력했는데…”(‘24.5.7.))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 대구대책위원회(대구대책위)는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확인한 7개 특‧광역시의 지난 2년간 전세사기 피해자 대책 현황(피해 접수 현황, 지원 조례와 지원기구 유무, 지원사업과 예산집행내역)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분석 결과, 다른 지역에서는 상담, 대출이자 지원 등 사업을 수행한 반면, 대구시에서는 특별한 사업을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대책위에 따르면 대구시는 7개 특‧광역시 가운데 4번째로 전세사기 피해자를 지원하는 내용의 조례를 제정했다. 가장 먼저 조례를 제정한 건 부산시(지난해 8월)다. 이후 광주시(지난해 9월), 서울시(지난해 10월), 대구시(올해 2월 20일), 인천시(올해 2월 26일), 대전시(올해 3월) 순으로 제정됐다. 울산시는 아직 조례를 제정하지 않았다.
대구시는 조례를 제정하고 전담팀을 뒀지만, 아직 지원센터를 설치하거나 예산을 편성하는 등 적극적인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다. 대구대책위에 따르면 부산시는 46억 원(지원센터 운영비 제외), 대전은 10억 원, 광주는 3억 7,000만 원 등을 예산에 편성해 주거‧금융‧생계‧의료 등 지원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대구시에 따르면 오늘(16일) 기준 대구시 전세사기 피해자등으로 인정된 건은 384건이다. 6월 30일 기준 접수 피해자 신청(접수) 건은 557건이다.
대구대책위는 “지원센터를 설치해 여러 시책을 추진하고 있는 인천, 대전, 부산에 미치지 못할 뿐 아니라 조례는 없지만 지원사업을 시행하고 있는 울산보다 못하다”며 “아무것도 안 하고 있지 않다는 시늉이라도 할 요량으로 조례를 제정하고, 전담팀을 두었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전세사기 피해자가 속출하고 사망자까지 나왔는데 홍준표 시장은 아무것도 안 하고 있다”며 “전세사기 희생자 유가족을 위로하지도, 언제 또 희생자가 나올지 모르는 위기의 피해자들을 어루만지지도 않는다. 시민이 죽어 나가는데 도대체 무엇을 위한 대구 굴기란 말인가”라고 비판했다.
정태운 대구 전세사기 피해자대책위 위원장은 “대구 전세사기 희생자는 극단적 선택을 하기 몇 달 대구시에 살려달라고 민원을 남겼지만 아무런 도움을 받지 못했다. 지금처럼 소극적인 대처만 할 게 아니라 선제적이고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한 이유”라고 지적했다.
대구시 토지정보과 관계자는 “지원센터는 설립 목적에 따라 국토부에서 전세사기 피해자 수가 많은 지역을 우선으로 선정했다. 대구시도 지원센터를 건립하기 위해 국토부와 협의 중이다. 조만간 결정 날 것”이라며 “지원 대책도 지금까지는 준비가 안 됐던 게 맞다. 예산 확보를 위해 노력 중이며,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김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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