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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도서관에서 근무하는 사서를 방학 중 비근무 형태로 고용하는 건 전국에서 대구교육청과 강원도교육청뿐인 걸로 확인됐다. 노동조합은 학교도서관 사서의 업무량 과다 문제를 지적하며 상시근로 형태로 전환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대구교육청은 현재 노조와 교섭 중인 사항이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얘기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학교도서관에서 근무하는 사서는 대구교육청 소속 교육공무직이다. 학교도서관은 공공도서관과 달리 대부분 1인 사서 체제로 운영되기 때문에 대구 내 초‧중‧고등학교는 방학 중 도서관을 오전 시간만 개방하거나, 아예 문을 닫고 있다. 일부 방학 중에도 도서관을 개방하는 학교는 근로장학생, 공익요원, 학부모 봉사자, 당직교사 등 비전문 인력으로 운영하고 있다.
노조는 방학 중에도 방과 후 프로그램과 각종 특강이 운영되기 때문에 전문 인력을 둔 도서관 개방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서는 도서관 운영과 교과수업 지원, 독서 프로그램 등 다양한 업무를 수행하기 때문에 장서 점검, 도서 폐기 등의 주요 업무까지 학기 중 소화하려면 노동 강도가 매우 높아진다는 설명이다.
전국적으로도 학교도서관 사서를 상시근로로 전환하는 분위기다. 올해 3월 1일부터 서울교육청도 사서 직종을 상시근로로 전환했다. 전국에서 사서 직종이 방학 중 비근무로 남아 있는 지역은 강원과 대구뿐이다. 강원도도 현재 방학 중 20일 근무가 보장되고 있지만 대구는 도서관 환경개선 사업 관련 업무 및 방학 중 도서관 프로그램 운영을 할 경우에만 연간 10일 근무가 가능하다. 사실상 사서의 근로조건이 전국에서 제일 뒤떨어지는 셈이다.
노조와 대구교육청은 이런 내용을 포함한 3기 단체협약 교섭을 지난해 1월부터, 1년 6개월 동안 진행 중이다. 대구교육청은 <뉴스민>에 “전국에서 강원과 대구만 사서직군을 방학 중 비근무 형태로 운영하는 게 맞다. 다만 이 내용은 현재 교섭을 통해 검토 중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사항이 결정된 게 없다”고 했다.
지난 12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는 대구교육청 앞에서 학교도서관 사서를 상시근로 형태로 전환하라고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노조는 대구교육청이 전문인력인 사서를 두고 방학 중 외부 무자격자를 들이는 게 ▲개인정보 관리가 어렵고 ▲학교도서관진흥법 제12조 ‘학교도서관에는 사서교사·실기교사나 사서를 둔다’는 법 취지에도 맞지 않으며 ▲방학 중에는 독서교육이 중단되는 등의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남들은 방학이 있어 좋겠다고 하지만 매년 머리 터질듯한 아픔이 찾아온다. 학기 중에 열심히 학교도서관을 운영해도 방학만 되면 모든 게 뒤죽박죽 얽히기 때문이다. 학생들도 교육적으로 피해를 본다”며 “도서관 주요 업무인 장서 점검이나 도서 폐기 등은 학기 중 진행하기 쉽지 않은데, 방학 중 비근무로 인해 급히 하다 보면 극심한 노동강도에 노출된다. 근골격계 질환도 많이 발생한다”고 대구교육청과 강은희 대구교육감에 사서 직종의 상시근로 전환을 촉구했다.
김보현 기자
bh@newsmi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