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기후재난에 모두가 안전한 대구가 되려면?”···‘2024 대구국제폭염 대응포럼’

건축물 온실가스 줄이기 위한 그린 리모델링 제시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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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프리카’로 불리는 대구에서 갈수록 심각해지는 폭염 등 기후재난 대응 방안을 모색하는 대구국제폭염대응포럼이 올해로 9회째를 맞는다. 이번 포럼에선 건축물 그린리모델링을 통한 대응책이 기조 강연으로 소개됐다. 대구는 24.4%가 30년 이상 노후 주택이고, 남구 48.9%, 서구 47.9%, 군위군 46.6% 등 절반 가까이가 노후 주택이어서 지자체 차원의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안됐다.

11일 2024년 제9회 대구국제폭염대응포럼 기조 강연자로 나선 추소연 Re도시건축사무소 소장은 ‘폭염·기후재난에 모두가 안전한 도시’ 발제를 통해 건축물의 제로에너지 전환을 강조했다. 추 소장은 건물의 온실가스 배출과 기후위기 상관관계를 설명하면서 선순환을 강조했다.

추 소장은 “건물 에너지 사용 증가는 기후위기 심화와 함께 폭염, 열대야, 폭우 같은 기후재난을 앞당긴다. 건물의 수명을 감소시키고 피해를 입힌다”며 “건물에서 나오는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한 투자가 필요하다. 건물 에너지를 최적화하면 온실가스 감축에 영향을 미치고 기후위기 완화를 가져온다. 재난과 그 복구 비용을 고려하더라도 이런 투자가 효율적 선택”이라고 했다.

▲추소연 Re도시건축사무소 소장은 ‘폭염·기후재난에 모두가 안전한 도시’ 발제를 통해 건축물의 제로에너지 전환을 강조했다.

추 소장은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변화 적응을 위해 ‘패시브 건축물’과 ‘제로에너지 건축물’을 예로 들었다. 패시브 건축물은 고단열 고기밀한 건물 외피와 태양에너지의 패시브 이용을 통해 건축물의 실내온열환경을 외부 에너지공급 없이 쾌적하게 유지하고자 하는 건물이다.

제로에너지 건축물은 건축물의 에너지 소비량 만큼 생산하여 에너지 생산량과 소비량 합이 ‘0’(제로)가 되는 건물을 뜻한다. 추 소장은 “패시브 기술에 기반해서 제로에너지 건축물을 만들어야 동시에 온실가스도 줄이고 기후변화에도 적응할 수 있는 건축물이 된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패시브 기술로는 지붕단열과 옥상녹화, 고효율 창호교체, 건물 틈새를 통한 외풍 차단을, 에너지 사용량을 줄이는 고효율 설비기술로 LED 교체 및 조명제어, 고효율 콘덴싱보일러와 에어컨, 폐열회수 환기장치 등을 들었다. 또 건물에 활용할 수 있는 신재생에너지로 태양광, 태양열, 연료전지, 지열·공기열 사례도 덧붙였다.

추 소장은 녹색건축물 조성 지원법 등에 근거해 2050년까지 제로에너지 건축을 단계적으로 의무화하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한계가 있다고 했다. 법률상 500m2 이상 신축 건물은 제로에너지 건축이 의무이지만, 신축 건물의 85%가 500m2 이하이기 때문이다.

추 소장은 “정작 제로 에너지 의무화 대상인 신축 건축물은 얼마 되지 않는다. 신규 건축물들은 연면적을 올려 개발을 하기 때문에 오히려 에너지 사용량 증가 문제도 있다”며 “2050년까지 기존 건축물 50% 이상 대체가 어렵고, 현재 신축 건축도 2050년에는 30년이 경과해 노후화 문제가 지속된다”고도 했다.

추 소장에 따르면 30년 이상 노후주택이 전국적으로는 서울 24.2%, 부산 27.6%, 대구 24.4%이다. 대구 내에서는 남구가 48.9%, 서구 47.9%, 군위군 46.6% 순으로 노후화가 심각하다고 했다. 추 소장은 “폭염의 피해가 심각한 곳에서 노후주택이 많은데, 노후주택은 폭염에 대한 취약도도 높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린리모델링을 위한 정책적 과제도 언급했다. 추 소장은 공공건물의 선도적 그린 리모델링을 기반으로 민간 건물까지 확대될 수 있도록 제도적, 기술적 기반 마련과 관련 산업 육성을 위한 노력을 촉구했다. 또 지자체별 구체적 그린리모델링 수립도 필요하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추 소장은 “건축물의 제로에너지 전환에 대한 지원과 규제를 온실가스 감축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분담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며 “기후위기에 보편적으로 적응할 수 있는 회복 탄력성 있는 정주 환경을 만들기 위한 사회적 인프라 구축으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토론 순서에서는 박연희 이클레이 한국사무소 소장이 좌장을 맡고, 장민철 대구쪽방상담소장, 정현수 (사)누구나햇빛발전 회장, 김헌주 대경이주연대회의 집행위원, 남광현 대구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안경숙 닥터안 자연사랑연구소 고문이 패널로 함께 했다.

한편 2024년 제9회 대구국제폭염대응포럼은 대구지속가능발전협의회, 대구정책연구원, 대구녹색소비자연대, 대구지역에너지전환네트워크, 이클레이한국사무소가 주관하고, 대구시, 전국지속가능발전협의회, 한국에너지공단 대구경북지역본부 후원으로 개최됐다.

11일 진행된 포럼은 대구 중구 대구시지역대학협력센터에서 개회식과 함께 열렸다. 다음 날인 12일은 오후 2시 중구 동성로 비즈니스센터에서 세션 프로그램 ‘폭염과 쿨산업’, 오후 5시 (구)중앙파출소 앞 분수광장에서 시민 참여 프로그램을 각각 진행한다.

장은미 기자
jem@newsmin.co.kr